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추가 자본 확보를 위해 다른 대형 투자자들과도 지분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CN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인텔이 소프트뱅크 이외에 자본을 투자할 새 대형 투자자들과 할인된 주가에 지분 투자를 받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협상이 진행 중인 투자자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투자는 인텔의 자본 확충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는데 사실상 두 번째 자본 수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법 보조금이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인텔 지분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 연방정부가 직접 인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도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의 약 10% 취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인텔이 고객사들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려면 자금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법에 따른 지원금이 지분으로 전환되면 주주 가치가 희석되고 경영권이 약화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비드 페이버 CNBC 앵커는 보조금이 지분으로 전환되면 희석 효과 때문에 인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단순 지원금이 아닌 지분 투자 방식은 기존 주주 가치와 경영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인텔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과 경쟁하기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재무적 압박을 받고 있다.
또한 인텔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서도 밀려나면서 매출 부진과 시장 점유율 축소라는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소프트뱅크 투자 소식 직후 인텔 주가는 19일 장에서 상승했으나 추가 투자 협상 보도가 나오자 20일 장에서 약 7% 급락하며 하루만에 원점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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