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에 'AI 버블 붕괴' 잠시 소강… 월가 우려는 여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가 2025년 2분기 인공지능(AI) 관련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며 AI 버블 붕괴 우려를 일시적으로 잠재웠다. AI 칩 수요 증가로 기업들의 AI 투자 열기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이 단 두 기업에서 발생해 AI 버블 붕괴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31일 엔비디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39%가 2개 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기업이 23%, 다른 기업이 16%를 기여했으며, 이들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기업으로 추정된다. 두 기업이 엔비디아 매출의 약 40%를 책임지는 구조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67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AI와 관련된 데이터센터 사업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하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1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은 월스트리트의 AI 버블 붕괴 우려를 일시적으로 완화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매출의 39%가 단 두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2.3% 하락했다. 실적 발표 전날인 8월 26일 종가와 비교해 8월 29일 종가는 4.2% 하락했으며, 이는 시장의 AI 버블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CNBC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AI 칩 수요의 강력함을 확인했지만, 데이터센터 매출이 월가 기대치를 소폭 밑돈 데다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메타는 2%, 마이크로소프트는 0.3%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7%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AI 버블에 대해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한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블랙웰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56%로, 9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또한 AI 버블 붕괴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AI 버블의 정점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 리서치 플랫폼 시킹알파는 AI 칩의 초고속 성장세가 1분기부터 둔화하고 있다며, “지금이 AI 거품이 식기 시작하는 초기 국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히 GPU 수를 늘려 모델을 확장하는 방식은 점차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업계가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AI 칩 내재화가 미국 증시의 AI 버블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칩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AI 칩 자급률이 2023년 34%에서 2027년 82%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AI 칩 내재화로 인한 엔비디아의 실적쇼크가 AI 버블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월가가 걱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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