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시장에서 로부스타 커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급 부족, 급격히 줄어든 재고, 회복 중인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이는 베트남 커피 산업에 수출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금융통화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커피 선물 11월물 가격은 톤당 4454달러(약 618만원)로 전일 대비 1.25% 상승했다. 직전 주간 톤당 가격이 5000달러에 육박한 것에 비해 가격이 다소 내려오긴 했지만 불과 1달 전까지만 해도 3000달러 초반대에서 거래되던 것을 감안하면 1달새 1000달러가 뛴 셈이다.
이 같은 로부스타 커피 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는 우선 공급 부족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준 런던 창고에 보관된 로부스타 재고는 6만6110톤으로 최근 한 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 ICE 거래소의 인증 아라비카 재고도 71만6578포대까지 줄어들어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브라질의 불리한 날씨가 커피 재배에 영향을 미치면서 공급 불안이 커진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 수확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다 2025~26년 수확량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커피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가격에 상승 압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세계 제2의 커피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 내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확기 말기에 접어들며 공급이 줄었고 수요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 거래는 한산했다. 그러나 8월 말부터 여러 요인이 겹치며 가격이 급등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 산하 수출입국은 새 수확기를 앞두고 공급 감소와 수출 기업들의 매집 비용과 운송비 상승 등이 맞물리며 국내 커피콩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은 커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커피 수출량은 약 120만톤이고 수출액은 6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와 59.1% 증가했다. 평균 수출 단가는 톤당 5580.1달러로 1년 전보다 46.4% 올랐다. 베트남 커피의 주요 수출국은 독일·이탈리아·스페인으로 각각 전체 시장의 14.5%, 7.5%, 7.4%를 차지했다.
특히 로부스타 커피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체 수출의 76.4%를 차지하며 주력 품목으로 자리했다. 이 기간 로부스타 수출량은 87만6400톤이며 수출액은 45억8000만 달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수출량은 4.5% 늘었고 수출액은 61.6% 증가했다. 가공 커피 수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수출액은 10억2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이는 생두 중심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 제품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한 효과로 평가된다. 가공 커피는 주요 수입국의 엄격한 기준과 현대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적합한 품목으로 꼽힌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베트남의 커피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며 국제 커피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수출 여건은 우호적이다. 다만 산업 전반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불확실한 기후 변화와 물류비 상승 수입국의 품질 및 이력 추적 강화가 대표적인 도전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술 투자와 생산 공정 개선, 그리고 위험 관리 체계 강화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
수출입국 관계자는 베트남 커피 산업이 올해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수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회복과 높은 국제 가격이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날씨와 물류와 품질 기준 강화는 산업의 안정적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공급 안정성 확보와 고부가가치 가공 확대와 품질 기준 제고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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