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한국인 구금, 최소 350명 웃돌 듯..."8일까지 모든 접촉 차단"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 60여명 한국인 국적자 추가 확인

LG CNS도 파견 한국인 국적자 규모 파악 중

미국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현장. [사진=ICE 홈페이지]

미국 이민당국이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섰다. 총 체포 인원 475명 가운데 300여명이 한국 국적자로 알려졌지만 현대엔지니어링과 LG CNS 협력사들의 한국 국적자 규모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전체 한국인 체포 인원은 최소 350명을 웃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이번 단속에서 구금된 한국인 규모는 당초 300여명으로 알려졌지만 추가 구금된 한국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전체 규모는 360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의 직원과 HL-GA 배터리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명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서버 등 초기 IT 시스템 셋업을 돕던 일부 LG CNS 협력사 직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는 공장 인테리어 등 외부 작업을 돕던 협력업체 직원 156명이 체포됐다. 체포된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 소속 직원 156명 가운데 한국인 국적자는 60여명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발표된 협력사 250명은 배터리 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직원이다"라며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도 체포된 60여명의 한국인 국적자에 대해 "공장 공정이 막바지에 도달해 인테리어, 내외부 배선 등 후기 작업을 돕던 협력사 직원들로 파악하고 있다"며 "연락이 두절된 상태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 총 규모는 파악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외교부도 한국인 구금 인원이 3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이민당국은 이번 불법 이민 단속으로 현지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총 475명을 긴급 체포했다. 총 체포인원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한국인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대책회의에서 "구금 인원이 3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금이 장기화함에 따라 일부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과 협력사 가족 등은 현지 변호사를 통해 별도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협력사 가족들에 따르면 체포된 공장 근로자들은 8일(현지시간)까지 모든 외부와의 물리적 접촉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한국시간으로 9일은 돼야 피해규모 등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