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첫 여성 총리 탄생?…'포스트 이시바' 유력 후보 다카이치는 누구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EPA·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EPA·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끝내 ‘버티기’를 접고 퇴진을 공식화하면서, 자민당 내부에서는 곧바로 ‘포스트 이시바’ 경쟁 구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이다. 두 사람 모두 당내 세력 구도와 대중적 관심에서 ‘포스트 이시바’ 경쟁의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주목을 받는 인물은 다카이치 전 장관이다. 그는 지난해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아쉽게 패배한 바 있다. 정치권 입문은 1993년으로, 중의원에 첫 당선된 이후 10선 의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정권 시절에는 자민당 정조회장, 총무상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22년에는 경제안보상으로 내각에 입성해 안보 전략을 총괄했다.

그의 정치적 색깔은 뚜렷하다.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는 강경 개헌론을 고수하고 있으며, 보수파 의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총리가 되더라도 계속 참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경제 정책에서도 아베노믹스 노선을 잇겠다고 강조하며,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중시한다.

이시바 정권과도 선을 긋는 행보를 이어왔다. 정권 출범 이후 자민당 총무회장직 제안을 거절하며 거리를 두었고, 고물가 대책 등 경제 대응을 놓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런 점에서 당내 보수계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도 아소 다로 전 부총리 겸 당 최고고문이 그의 편에 섰던 바 있다.

만약 다카이치 전 장관이 이번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정치적 상징성과 파급력은 물론, 일본 정치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총재 선거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20명의 추천을 받아야 출마가 가능하다. 선거 방식은 국회의원 295명의 표와 전국 당원·당우 투표를 합산해 총 590표를 기준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간이 선거’로 진행될 경우 국회의원 295표와 도도부현(都道府県) 141표를 합산한 436표로 진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시바 퇴진 이후 자민당 권력 지형이 급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차기 총재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일본의 안보·경제 정책뿐만 아니라 외교 노선까지 큰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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