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동부권 최초의 공립박물관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수시립박물관이 개관도 전에 발생한 반복적인 누수 문제로 공사가 전면 중단되고 개관이 연기되는 등 부실시공 논란의 중심에 섰다.
317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여수시립박물관은 현재 공정률 80%를 보이고 있지만, 현장은 마무리 공사의 활기 대신 침통함이 감돌고 있다.
최근 집중호우 이후 박물관 현관 로비와 사무실 등 천장 곳곳에서 빗물이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다. 뜯겨 나간 벽지와 바닥에 놓인 수많은 물받이 양동이는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4월, 준공검사 전에도 누수가 발생해 임시방편의 보수공사가 이루어졌지만, 몇 달 만에 더 심각한 상황으로 재발하면서 총체적인 부실시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로 인해 당초 2025년 1월로 예정됐던 개관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최소 내년 3월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누수 원인에 대한 정밀 진단과 전면적인 방수 공사, 그리고 훼손된 내부 마감재 복구 및 전시실 설치 작업까지 고려하면 개관 시점은 더욱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시공사와 방수 전문업체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여수시는 오늘(11일) 제3의 전문 업체를 투입해 객관적이고 정밀한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시 관계자는 "진단 결과에 따라 기존 업체에 보수를 맡기되,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업체를 통해 선 보수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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