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이 55일간 도피해온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검거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목포 옥암동 원룸형 빌라에 은신 중인 사실을 파악해 지난 10일 저녁 체포했으며, 11일 오전부터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이날 오후 중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체포 당시 휴대전화 5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7월 말부터 가평, 울진, 충남, 하동 등 전국을 돌며 펜션을 전전하다가 8월 초 목포 빌라에 단기 임대 계약을 맺고 은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주요 조력자 8명을 특정해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차량 제공, 계약 대리, 자금 지원 등 범인도피 혐의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체포 과정은 철저한 추적 수사 끝에 이뤄졌다. 특검은 수일간의 탐문과 CCTV 분석, 잠복 수사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은신처를 특정했으며, 현장 잠복 끝에 택배를 찾으러 나온 순간을 노려 신병을 확보했다. 특검 관계자는 "제보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피의자가 남긴 작은 흔적들을 수개월간 추적해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도주 경위와 혐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그는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으며,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일부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두 회사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 부회장이 양측을 잇는 핵심 인물이라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특검은 이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나섰다. 통일교 관련 혐의에 대해 특검은 "정당법 위반이 포함된 것은 확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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