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와 한화그룹 모두 올해 몸집을 빠르게 키우며 시가 총액 '100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한화그룹 시총은 올해 초 44조8068억원에서 현재 118조1583억원으로 163.7% 늘며 그룹 시총 순위 6위로 올라섰다. 전체 219개 상장사 중 시총 증가율 1위를 기록하며 5위인 HD현대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2022년 방산 부문 재편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시키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해양 방산으로 외연을 확장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2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6.3% 폭증한 8644억원을 기록했고, 한화오션 역시 조선 수퍼사이클과 한미 조선 협력 호재에 힘입어 시총 증가에 힘을 보탰다.
HD현대도 핵심 자회사들의 고른 성장에 눈에 띄는 시총 성장세를 기록했다. HD현대 올해 시총은 79조2896억원에서 131조8215억원으로 66.3% 늘며 시총 5위 자리를 지켰다. 시총 증가액만 52조원에 달해 금액만 놓고 보면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일렉트릭 등 주력 자회사 호조가 시총 규모를 크게 견인했다는 평가다.
현재 HD현대와 한화그룹은 조선 및 방산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두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주도권을 두고, 방산 부문에서는 약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주 결과가 향후 두 그룹의 기업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HD현대 모두 방산·조선을 앞세워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은 결국 수주 지속성에 달려 있다"며 "단기적 시총 순위 경쟁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느냐가 진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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