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연설 중 잇단 사고에 '사보타주' 주장

  • "3중 사보타주" 주장 vs 유엔 "백악관 직원 조작 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탄 뒤 멈춰선 에스컬레이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탄 뒤 멈춰선 에스컬레이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유엔총회 연설 도중 발생한 사고를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라고 문제 삼으면서 조사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 중인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전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에스컬레이터와 텔레프롬프터(자막기)가 고장 나고 연설 음향이 끊긴 것 등을 언급하며 "유엔에서 어제 한두 건이 아니라 3건의 매우 사악한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회장으로 향하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다칠 뻔 했다면서 "이는 분명 사보타주였다"고 했다.
 
특히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를 끄는 농담을 했다'는 하루 전 영국 매체 보도 내용을 언급하면서 "이를 저지른 자들은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설 도중 텔레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완전히 캄캄했다. 나는 즉시 '와우, 첫 번째 에스컬레이터 사건에 이어 이제는 텔레프롬프터 고장이다. 여기는 어떤 곳이지'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세번째로 연설 직후 음향이 고장났다며 연설 후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에게 "한마디도 못 들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우연이 아니다. 유엔에서의 3중 사보타주"라며 "그들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 서한 사본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낼 것이며,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한다. 유엔이 존재 이유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 정지 버튼을 포함해 에스컬레이터의 모든 보안 카메라 영상 테이프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비밀경호국(SS)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 관계자와 AP통신 등 외신은 이러한 사고가 의도적 방해가 아니라 준비 과정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AP통신은 이날 이같은 해프닝은 실제로 행사를 준비하던 백악관 직원들의 탓이 크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유엔 관계자는 당시 자막기를 작동시키고 있던 것은 백악관 측으로, 백악관 직원의 조작 실수로 자막기가 고장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에스컬레이터가 중단된 것도 먼저 가있던 미국 대표단 소속 영상 촬영 담당자가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운행 정지 장치를 작동시켰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안전장치는 사람이나 물체가 에스컬레이터에 끼거나 끌려들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촬영자가 우연히 이를 작동시켰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최근 뉴욕과 제네바에 있는 유엔 건물에서 비용 절감 차원으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이번 작동 중단 사례가 드문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제기구 최대 지원 국가인 미국의 자금 지원이 지연된 데 기인한다"며 유엔 재정난을 초래한 미국의 일방적인 분담금 미납 조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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