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00고지를 넘지 못한 증시 상황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언제 조정이 올지 모른다’는 심리다. 이에 따라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리버스 마켓형 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26일까지 리버스 마켓형 펀드의 손실률은 –40.12%에 달했다. 최근 1주일(–1.47%), 1개월(–12.48%), 3개월(–17.37%), 6개월(–32.13%) 단위로 따져봐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올해 들어 전 거래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43%가량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니 하락에 투자하는 펀드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과가 저조한데도 자금은 오히려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하루에만 약 2200억원이 순유입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보여줬다. 리버스 마켓형 펀드의 한 달 새 설정액은 5조3352억원 늘었으며 올해 들어서는 14조3845억원이 순증가했다.
하락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4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투자자들은 이 ETF를 총 7706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기 때문에 지수 하락 시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지수가 오르면 2배로 손실을 입는다. 이 종목의 주가 등락률은 같은 기간 –26.11%에 그쳤다.
이런 상황 속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이나 중국 증시로 이동하고 있기도 하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리버스 펀드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은 단순한 단기 베팅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반면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성과는 역대급이다. 연초 이후 5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주식시장 호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자금 유입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높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간 설정액 증가는 2634억원에 그쳤다. 코스피 지수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반도체 업종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 4월 이후 강한 랠리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다른 나라 증시 대비 이익 모멘텀의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4분기 코스피 상단을 3700포인트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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