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올해 투자만 4000억달러인데 수익성엔 물음표'…전세계 뒤흔드는 AI버블론

빅테크 AI 투자
빅테크 AI 투자

"AI 열풍이 2000년대 초 닷컴버블처럼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골드만삭스)

AI 버블론이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버블론이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AI 버블론의 핵심은 AI 기반 기술혁신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가에 대한 시각차다. 버블론을 제기하는 쪽에선 천문학적 투자 대비 수익이 담보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반면 이제 인프라 조성 단계인 만큼 버블론은 시기상조라는 반박이 뒤따른다. 최근엔 실적과 무관하게 그래픽처리장치(GPU) 감가상각 논란도 불거졌다.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는 최근 오라클, 메타 같은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GPU 칩의 유효 수명(내용연수)을 과도하게 늘려 회계상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버블론은 기우일까, 아니면 현실화될까.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AI 버블 여부를 판단할 다섯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위험신호가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조건은 △설비투자 정점 통과 여부 △기업 이익 감소 △부채 증가 △연준의 금리 인하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이다. 이 가운데 설비투자가 AI 버블론의 핵심 진원지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앞다퉈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게 버블론을 키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8대 데이터센터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액은 4300억 달러가 넘는다. 작년 대비 65% 급증했다. 이들 8개사의 내년 투자액은 6000억 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액도 2028년말까지 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잉투자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AI 산업에 대한 막대한 자본 투자(CAPEX)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른바 'AI 빚투'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메타는 만기 5년에서 40년에 이르는 300억 달러 규모 채권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AI 투자비 충당을 위한 자금 조달로 분석된다. 메타는 루이지애나주에 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을, 오하이오주에는 ‘프로메테우스’(1GW)를 건설하고 있다. 텍사스주에도 1GW급 데이터센터 단지를 신설할 계획이다. 아마존도 150억 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M&A, 설비투자, 자사주 매입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클라우드용 AI 인프라에 상당한 자금을 배정한다. 오라클도 지난 9월 180억 달러(약 26조원)를 채권 시장에서 마련했으며, 알파벳도 이달 초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조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투자방식이 빅테크들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문학적 투자에도 돈만 잘 벌 수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이와 관련, 오픈AI를 제외한 빅테크들의 수익성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에서 거품이 아직 꺼질 때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의 매출은 올해 2688억 달러에 이어 내년 3100억 달러, 영업이익률은 41~39% 수준으로 전망된다. 순이익은 1160억 달러에서 1293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알파벳 매출도 올해 4654억 달러, 2026년 5228억 달러로 성장하고 순이익도 같은 기간 1771억 달러에서 1862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의 매출과 순이익도 꾸준히 성장이 점쳐진다. 

다만 수익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면 메타는 2024년 37.1%에서 2026년 29.2%로, 알파벳은 32.9%에서 27.3%로, 마이크로소프트는 37.1%에서 29.2%로 각각 하락할 전망이다. ROE가 낮아진다는 것은 투자한 자본 대비 순이익 창출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천문학적인 투자 대비 수익이 얼마나 빨리, 안정적으로 나타나느냐가 AI 버블론의 진위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흐름은 대규모 AI 투자가 수익으로 곧바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부회장 대니얼 핀토는 “AI 산업에는 아마도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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