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대만이 5차 무역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번 관세 협상 과정에서 양측은 일정 부분 진전을 이루며 협상 핵심 단계까지 나아갔지만 미국이 대만에 반도체 절반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만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대만 행정원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에 따르면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과 양전니 OTN 총담판대표가 이끄는 협상팀은 9월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대만 5차 무역 협상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OTN은 이번 협상에서 상호관세율 인하와 최혜국대우(MFN) 관세 부과 제외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및 산업 이익을 바탕으로 계속 미국 측과 협상해나갈 것이며 향후 양측이 상호관세와 공급망 협력에 대해 완전한 합의를 이루면 최종 협상을 통해 대만-미국 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도 전날 입법원(국회)에서 “대미 관세 협상이 마지막 핵심 단계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29일 미국 뉴스네이션과 인터뷰하면서 “나와 현 정부의 목표는 반도체 제조시설을 대폭 국내로 유치해 자체 칩을 생산하는 것”이라며 “대만에 ‘미국이 절반, 대만이 절반을 만들어 50대 50으로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산시설 절반 이전은 아니더라도 대만은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현지 매체에 미국 측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지원하는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미국 이전 등 대만 측 투자 규모에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8월 무역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은 대만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에 대해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매겨진 '임시 세율'이라며 최종 합의에 도달하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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