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하면서 국내외 여행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항공편 지연과 결항, 국립공원 및 주요 관광지 폐쇄, 박물관 운영 중단 등 관광 인프라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현지시간) 셧다운으로 인해 해외에서 오는 미국 방문객들이 여행에 상당한 차질을 경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항공 운항은 계속되지만, 지연이나 결항 등 운항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교통 관제사와 공항 보안 검색을 담당하는 교통안전청(TSA) 직원은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업무를 계속 수행하지만 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
미 교통부가 지난 3월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약 1만3000명의 항공관제사가 셧다운 기간 동안 무급으로 근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인력 부족이 발생하고, 항공편 운항 혼란과 보안 검색 대기시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인 2019년 1월 셧다운 기간에는 관제사 10명이 병가를 내면서 뉴욕 라과디아 공항 운항이 일시 중단됐고, 뉴저지·필라델피아·애틀랜타 등 주요 허브 공항에서도 잇따라 지연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태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 예산안에 동의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미 연방항공청(FAA)이 2025 회계연도에 새로 채용한 약 2000명의 관제사 교육 훈련도 셧다운 기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산업에도 여파가 불가피하다. 미국 대표 관광지인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을 비롯한 다수의 국립공원이 폐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 대변인 릴리아나 소토는 CNN에 “워싱턴 D.C.의 비협조적인 정치인들 때문에 애리조나 납세자들이 비용을 감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운영하는 ‘자유의 여신상’도 폐쇄 가능성이 있으며, 독립단체인 국립공원보존협회는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전국 433개 공원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공원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식당·주유소 등 지역 경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D.C.의 대표 명소인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을 비롯한 주요 박물관도 운영 중단이 불가피하다. 스미스소니언 측은 지난해 예산을 활용해 10월 6일까지는 운영을 이어가겠지만 이후에는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독립 기관인 전미여객철도공사(암트랙·Amtrak)가 운영하는 철도 교통은 셧다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 운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여권·비자 발급과 해외 체류 중인 미국인을 지원하는 영사 업무도 중단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발로 캐나다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이미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번 셧다운까지 겹치며, 여행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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