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최근 요동치는 가운데, 지난달 성남시 분당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건 중 4건은 신고가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여파로 서울에서 경기지역으로 수요가 밀려나면서 분당과 광명 등 경기 남부의 집값 불안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9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는 총 486건으로 거래량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7월 거래량(258건)과 비교하면 1.9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분당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계약 중 약 40%는 신고가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미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달 성남시 분당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신고가 거래 건수는 총 193건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분당구에서 거래된 전체 아파트 거래량의 39.7%에 달하는 수치다.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의 '산운14단지'는 지난달 23일 전용면적 184㎡ 매물이 22억28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보다 4억2800만원 높은 가격에 손바뀜됐다. 분당구 백현동의 '백현마을5단지' 역시 같은 달 13일 전용 84㎡가 직전 최고 매매가격보다 2억2000만원 상승한 22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분당 내 부동산 소유권 이전 건수 역시 9월 들어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분당의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1525건을 기록했다. 6월 1079건과 비교하면 매매 등을 사유로 한 이전 신청 건이 1.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분당과 광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며 경기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도 3주 연속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시황을 보면 성남 분당구는 전주 대비 0.97%나 상승했다. 전주(0.64%) 대비 상승 폭이 1.5배나 커진 것이다. 이어 과천시(0.54%), 광명시(0.30%) 등의 지역이 뒤를 이으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서울공항 고도제한 완화 역시 향후 분당 일대 아파트에 대한 수요 쏠림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던 분당은 최근엔 이매동과 야탑동 등 지역으로도 상승 온기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분당구 이매촌 아파트(동신·삼성·삼환·진흥·청수·한신)에서 체결된 신고가 거래만 총 20건에 달한다. 국방부가 최근 야탑동과 이매동의 일부 지역을 비행안전 2구역에서 6구역으로 변경함에 따라 일부 아파트 단지들에 적용되던 규제가 완화된 영향이다.
고도제한 완화로 인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야탑동 '탑마을(선경) 1단지'의 경우 지난달 25일 전용 131㎡ 아파트가 직전 최고가보다 6500만원 오른 15억6500만원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야탑동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군에서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를 했으니 수혜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가 오고 호가도 따라 오르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 가격 상승세는 그보다는 규제 여파 등으로 이미 분당 일대에 대한 수요가 수개월 전부터 꾸준히 외부에서 유입된 영향이 더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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