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달아오른다"…서울 아파트 '고가 회복' '저가 정체' 심화

  • 노도강 매수세 회복 주춤할 때 15억 이상 고가 거래량 급증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인근의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인근의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00일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온도차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강남·용산 등 전통적인 선호 지역의 매수세가 달아오른 반면,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 지역은 냉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 거래를 중심으로 매수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서울 내 지역별 양극화가 깊어지는 양상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노도강의 회복세가 서울 선호 지역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도봉·강북 3개 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7월 524건에서 8월 584건, 9월 635건으로 소폭 늘었다. 노원구가 8월 362건에서 9월 401건으로 10.7% 증가하며 이 지역의 거래 회복을 이끌었지만 도봉구는 같은 기간 2.9%에 불과했다. 

반면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성동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8월 208건에서 9월 335건으로 61% 크게 증가했다. 성동구의 8월 거래량도 전달과 비교해 93.1% 급증한 바 있다. 성동구와 함께 8월 거래량 회복세는 마포구(44.2%), 동작구(36.6%) 등 한강벨트 지역과 대출 규제 영향을 적게 받는 지역에서 뚜렷했다. 

서울 상급지의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15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5186건(공공기관 매수·계약 해제 건 제외)으로, 이 가운데 15억원 초과 거래는 1070건(21.1%)을 기록했다. 8월 대비 4.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9억∼15억원 이하 거래 비중도 8월 32.2%에서 9월 36.3%로 늘었다. 반면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8월 50.7%로 절반을 넘었지만, 9월 들어와 42.6%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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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이후에 자금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한강벨트 등 비강남권의 고가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거래가 살아났다고 보고 있다. 9·7대책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추가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커지자 성동구 등의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졌고, 이에 신고가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성동구의 금호동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 전용 59.9㎡는 지난달 말 20억5000만원에 계약되며 직전 거래보다 1억5000만원 오른 가운데 신고가를 기록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1단지 전용 59.9㎡도 지난달 말 21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억원을 돌파했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2분기에서 3분기에 평균 거래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서울 아파트 상위 5개도 모두 강남구와 용산구에 집중됐다. 이에 아파트 가격의 지역별 격차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5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7% 상승해 상승폭이 커졌다. 용산구 0.47%, 송파구 0.49%, 성동구 0.78% 등은 상승률이 가팔라진 반면 금천구 0.03%, 도봉구 0.04%, 노원구 0.08% 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성동구와 마포구의 거래량이 9월 들어 크게 늘었고 이들 지역에서는 아파트 갭투자를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분위기"라며 "추석 연휴 이후 주택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정부가 추가 규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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