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없는 여자배구… 레전드 빈자리, 투지로 메워라

  • 전문가들, 새시즌 '2강 5중' 전망 컵대회 1·2위 IBK·도로공사 주목

  • 흥국·정관장·현대건설 전력 누수 경기력 스타성 보여줄 선수 부재

  • 관중 동원 등 여자부 흥행 우려 '봄 배구' 향한 치열한 순위 경쟁

  • 경기 후 김연경 은퇴식 등번호 10번 영구 결번으로 지정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홈 경기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사진한국배구연맹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홈 경기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사진=한국배구연맹]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맞은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가 오는 18일 개막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올해 여자부 경쟁 구도 키워드는 '춘추전국시대'다. 전문가들은 여러 팀이 순위 싸움을 벌이는 혼전 양상이 시즌 내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곱 개 팀이 참가하는 여자부 정규리그는 6라운드 동안 팀당 36경기, 총 126경기가 진행된다. 이후 내년 3월 24일과 25일 여자부 정규리그 3위와 4위 간 단판 승부의 준플레이오프(준PO)가 펼쳐진다. 3, 4위 간 승점 차가 4 이상이면 열리지 않는다.

같은 달 26일부터는 정규리그 2위가 3위 또는 준PO 승리 팀과 플레이오프(PO, 3전 2승제)를 벌인다. 리그 우승팀을 가리는 남녀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은 4월 1일부터 같은 달 10일까지 개최된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막 내린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에서 여자부 정상에 오르면서 새 시즌 우승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막 내린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에서 여자부 정상에 오르면서 새 시즌 우승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김연경 빠진 뒤 춘추전국시대 돌입

새 시즌 여자부의 화두는 '김연경 공백 메우기'다. 흥행 보증수표였던 '배구 여제' 김연경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관중 동원 차질의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경기력, 스타성 등 김연경이 했던 역할을 도맡아서 할 선수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각 팀 주력 선수들은 자신이 코트 위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면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면 팬들은 재미를 느낄 것이다. 지난 시즌 봄 배구를 가지 못한 팀들이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박미희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스타는 늘 나타난다. 새로운 스타가 그 자리를 메우게 돼 있다. 각 팀 에이스의 공격적인 활약이 중요하다"고 했다. 
 
여자부 새 시즌 판도는 흥미진진하다. 전문가들은 '2강 5중'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진출팀 정관장,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 등이 전력 누수를 겪었기 때문. 그사이 지난 시즌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던 팀들이 착실히 전력을 보강하면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28일 막 내린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에서 여자부 준우승을 기록한 한국도로공사는 개막을 앞두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지난달 28일 막 내린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에서 여자부 준우승을 기록한 한국도로공사는 개막을 앞두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가장 주목받는 팀은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막 내린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에서 여자부 정상에 오르면서 새 시즌 우승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 위원은 "IBK기업은행은 비시즌에 한국도로공사에서 경험 많은 리베로 임명옥을 데려왔다. 덕분에 안정적인 팀이 됐다"면서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선수 빅토리아 댄착도 팀에 잔류했고, 아시아쿼터인 알리사 킨켈라도 실력파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컵대회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한국도로공사에 대해서는 "V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거포 모마 바소코가 팀에 합류했다. 아시아 쿼터 타나차 쑥솟,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까지 공격 삼각편대가 기대된다"면서도 "임명옥이 빠진 자리는 문정원이 대체한다. 얼마나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봤다.

박 위원은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객관적으로 IBK기업은행과 도로공사가 조금 앞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팀 전력이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정관장과 여자부 정규리그 개막 경기를 치른 뒤 김연경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이때 김연경의 영구 결번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은 오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정관장과 여자부 정규리그 개막 경기를 치른 뒤 김연경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이때 김연경의 영구 결번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영구결번으로 남는 '김연경 역사'

김연경을 V리그 코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아직 한 번 더 남았다.

흥국생명은 오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정관장과 여자부 정규리그 개막 경기를 치른 뒤 김연경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이때 김연경의 영구 결번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해 한국 배구 역사에 남기기로 했다.

등번호 10번은 김연경의 선수 시절을 대표하는 번호다. 한일전산여고 시절부터 10번을 달았다. 흥국생명에서 뛰던 시절은 물론 일본과 튀르키예 리그, 중국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도 10번을 유지했다.

김연경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코트를 누비며 숱한 역사를 써냈다. 2005~2006시즌에 데뷔한 김연경은 첫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챔피언결정전 MVP,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등을 휩쓸며 소속팀 흥국생명을 정상에 올려놨다. 은퇴 시즌인 2024~2025시즌에는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에 앞장서면서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었다.

국내 무대에서는 흥국생명 소속으로만 뛴 김연경은 여덟 시즌을 활약하면서 정규리그 MVP에 일곱 번 올랐고, 챔프전 MVP도 네 차례 차지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는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영구 결번은 김연경이 다섯 번째 사례다. '쿠바 특급' 로버트랜디 시몬(OK저축은행)의 등번호 13번, 김사니(IBK기업은행)의 9번, 이효희(한국도로공사)의 5번, 문성민(현대캐피탈)의 15번이 영구 결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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