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기대감 속 이차전지 ETF 수익률 고공행진… "추세 전환은 글쎄"

  •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수익률 51.3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달 들어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단기간 5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레버리지 ETF도 등장하면서 침체됐던 이차전지 시장에 다시 온기가 퍼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이 같은 상승세를 추세적 전환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주가 수익률 51.37%로, 이달 들어 17일까지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ETF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이차전지주에 2배 레버리지 효과를 적용한 상품이다. 에코프로는 26%, 에코프로비엠은 14% 상승했고, LG화학과 포스코홀딩스 등도 각각 3~11% 오르며 수익률 랠리에 동참했다. 특히 에코프로그룹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으로 나타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뒤이어 ‘TIGER 2차전지TOP10 레버리지’도 41.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이외에도 ‘TIGER 2차전지소재Fn’(32.9%),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32.4%) 등도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세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에 따르면,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10만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 BYD 등 선두 업체들의 판매 회복과 유럽·중국의 재고소진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간 시장을 짓눌러 왔던 ‘전기차 캐즘(Chasm·수요정체)’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전기차(EV) 보조금 축소 이후 국내 이차전지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 우려가 주가를 눌러왔으나, 최근 들어 ESS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추세”라며 “유럽 시장의 견조한 전기차 수요와 중국의 배터리 소재·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도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ESS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은 우려스럽다.
 
이 연구원은 “ESS 성장 기대에 비해 양극재 업체들의 직접적인 수혜 강도는 다소 제한적”이라며 “내년 미국 ESS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아직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양극재만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세가 구조적인 추세 반등이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 호조와 미국-중국 간 무역협상 기대감 등 반복된 단기 재료가 최근 랠리의 주된 동력”이라며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실적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축소 가능성과 리튬 가격의 급등락, 글로벌 금리 고점 우려 등은 여전히 관련 업종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5% 늘어 증가 폭이 컸지만, 전기차 보조금 폐지 전 선주문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며 “시장은 내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데, 보조금 폐지 이후에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10% 이상 성장률을 방어하느냐 여부가 주가 하방을 지켜주는 기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대의 매출 성장 속에서 70% 혹은 그 이상의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현재의 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과도하다”며 “재고평가손실 환입 등 일회성 효과로 3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배터리 기업의 단기 트레이딩(매매) 기회는 있을 것이나, 이후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과정을 소화해야 해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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