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中 3분기 성장률 4.8% 둔화...4중전회 경제대책 '주목'

연중 최저치 성장률...내수부진에 소비·투자 하락

국가통계국 "관세전쟁 탓" 美 에둘러 비판

5% 목표치 달성 빨간불…추가 부양책 나올까

기술자립·내수진작 초점 중장기 경제정책 논의

중국 베이징 시내 한 건물 앞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4.8%를 기록하며 1년 만에 다시 4%대로 내려앉았다. 밖으로는 미국과 관세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안으로는 내수 부진에 시달리면서 중국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자 추가 부양책에 대한 목소리도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20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는 기술자립과 내수 진작에 초점을 맞춘 중국 중장기 경제계획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中 성장률 연중 최저...내수부진에 소비·투자 하락세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앞서 1분기(5.4%), 2분기(5.2%) 성장률보다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지난해 3분기(4.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앞서 로이터 등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한 수치다. 이로써 중국의 올해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5.2%로, 올 초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5% 안팎' 성장률은 웃돌았다.

이날 함께 발표된 소비·투자 등 실물 경제지표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며 중국 경제가 내수 부진으로 지속적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구체적으로 가계 소비지출의 주요 지표인 소매판매는 9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는 데 그치며 전달치(3.4%)보다 둔화했다.

고정자산 투자도 계속해서 약세를 보였다. 1~9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0.5% 감소하며 중국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초기였던 2020년 8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장기 침체 여파로 부동산 개발투자가 13.9% 하락했고, 사회 인프라 투자도 1.1% 증가하는 데 그쳐 부동산 침체로 재정난에 빠진 지방정부가 투자에 소극적임을 보여줬다.

반면 산업생산은 6.5% 증가하며 1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던 전달(5.2%)에서 대폭 개선됐다. 신흥전략산업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분석이다. 전국 도시 실업률도 5.2%로 전달보다 다소 완화했다.

미국발 관세전쟁에...5% 목표치 달성 빨간불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분기 성장률이 둔화한 것과 관련해 "특정 국가의 관세 남용이 세계 경제 및 무역 질서에 영향을 미쳤다"며 "일방주의·보호무역주의가 만연해 국제 무역 성장의 불안정성·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성장을 위한 대외 환경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대변인은 "무역 보호주의 만연, 지정학적 갈등 등 외부환경 변화 영향 속에서도 중국 경제 발전이 압박을 견디며 소중한 발전 성과를 거뒀다"며 "경제 운영은 지속적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하지만 무역 전쟁과 내수 부진 및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 중국 경제 하방 압력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는 앞서 경제학자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중국의 4분기 성장률이 4.3%로 둔화해 연간 성장률이 공식 목표치인 5% 남짓을 하회하는 4.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더 내려간 4.3%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변인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도전에 맞닥뜨렸다"며 "지속적으로 내수를 확대하고 국내 대순환을 강화해 시장 활력을 더욱 높이고, 내생적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경제의 지속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자립·내수진작 초점 중장기 경제정책 논의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날부터 나흘간 20기4중전회를 개최해 중국 차기 5년간 경제 발전 방향을 담을 15차5개년 계획(2026~2030년, 이하 15차 계획)을 비롯해 중국 경제 대책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미·중 무역전쟁, 내수 부진, 부동산 침체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는 등 '내우외환' 상황에서 15차 계획에는 중국의 첨단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자립과 함께 내수 활성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중전회가 끝나면 중국 지도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달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을 다섯 달째 동결했다. 이로써 일반 대출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은 3.0%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역할을 하는 5년물 LPR은 3.5%로 각각 유지됐다.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금리 인하, 국내 디플레 압력, 미·중 정상회담 등 추이를 지켜보며 통화완화, 부동산 경제 활성화 등 부양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이다.

로이터는 4분기에 인민은행이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 금리를 10bp(1bp=0.01%포인트) 내리고, LPR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도 2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