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급감했다. 세제 혜택 종료, 미국 관세 부담 증가, 투자 확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뉴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3분기(7~9월) 281억 달러(약 40조 2616억원)의 매출과 0.50달러(716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전망치 263억 7000만 달러를 웃돌았지만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 0.5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연방 전기차 세제혜택(7500달러) 종료를 앞둔 구매 수요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테슬라는 3분기 인도량이 총 49만709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세액 공제 마감일인 9월 30일 전에 차량을 구매하면서 상반기 재고도 일부 해소됐다.
구체적으로 탄소배출권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4% 줄어든 4억17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배출 기준 위반 벌금을 없애면서 연간 탄소배출권 수입이 28억 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AI·로봇 투자 확대에 따라 운영비는 50% 급증해 34억 달러에 달했다. FT에 따르면 테슬라는 AI 학습용 엔비디아 H100 칩 8만 1000개를 확보하며 오스틴 기가팩토리 내 데이터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향후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로보택시 '사이버캡', 전기 트럭 '세미', 에너지저장장치 '메가팩3'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1세대 생산라인 구축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AI 계획이 본격화되면 테슬라는 다시 도약할 것"이라며 "2025년 말까지 미국 인구의 절반이 로보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국 IT 전문 매체 '더 버지'는 테슬라의 이번 실적 반응이 여전히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더 버지는 테슬라가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기록했고 올해 말에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AI와 로봇공학 등의) 변화가 실제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머스크에게 제안된 1조 달러 규모의 스톡옵션 보상안을 둘러싼 주주 표결을 앞두고 공개됐다. 해당 안건은 11월 6일 열릴 연례 주주총회에서 논의된다.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기관투자자 자문사는 "보상 규모가 과도하고, 머스크의 헌신을 보장할 장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0.82% 하락했고,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추가로 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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