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테크] ETF 담는 펀드, EMP가 뜬다…변동장세 '초분산 투자'로 대비

EMP 펀드 출시 추이
EMP 펀드 출시 추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투자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ETF를 담는 펀드인 EMP(ETF Managed Portfolio)가 안정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EMP 펀드는 ETF나 ETN을 50% 이상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정(리밸런싱)하는 구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달 28일 'TIMEFOLIO 글로벌탑픽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한다. 글로벌 자산군 중 모멘텀이 강한 핵심 ETF를 선별해 담는 액티브형 상품이며 연금 투자 활용도에도 초점을 맞췄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측은 "개인투자자는 물론 DC·IRP 등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를 한 바스켓으로 추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자산운용사들은 EMP 라인업을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 '우리미국부자따라하기EMP', DB자산운용 'DB프리즘EMP', 브이자산운용 '브이GB글로벌채권EMP목표전환형', 삼성자산운용 '삼성알아서투자해주는EMP목표전환형' '삼성EMP리얼리턴맥스', 유진자산운용 '유진RA미국주식EMP' 등이 새롭게 출시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EMP 펀드 설정액은 올해 초 1조611억원에서 현재 1조1443억원으로 늘었다. 펀드 수는 같은 기간 69개에서 약 73개로 증가했다. 2023년부터 올해 초까지 4개만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EMP 열풍은 ETF 시장 성장과 맞물려 있다. ETF가 국내외 주식, 채권, 원자재, 대체투자 등 거의 모든 자산군을 포괄하면서 이를 조합해 운용하는 EMP의 활용도도 커지고 있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국내외 ETF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지난해부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EMP의 순자산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EMP 신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안정적 분산투자'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하나만으로도 수십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는데, EMP는 이런 ETF를 여러 개 담아 수백, 수천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라며 "시장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개인투자자에게 특히 적합하다"고 말했다.
 

EMP의 가장 큰 장점은 '초분산 효과'다. 국내 상장 ETF만 1033개에 달하는 시장에서 운용사는 해외자산배분형, 글로벌채권혼합형, 글로벌주식형 등 다양한 ETF를 조합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특정 자산군에 변동성이 커져도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구조다.
 

EMP는 장기 투자와 연금 계좌에 특히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 꾸준한 수익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들어 설정액 250억원 이상인 EMP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KB글로벌테크놀로지EMP'로 연초 이후 19.34% 수익률을 올렸다.
 

다만 단기 급등장에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여러 ETF를 섞어 담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자산군이 급등하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희석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공격적인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보다는 장기·안정적 자산 증식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미국 금리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원자재 가격 급등락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EMP는 투자자들에게 '타이밍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 투자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배현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매니저는 "연금은 복잡할수록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에 EMP는 '무엇을 살지'와 '언제 갈아탈지'라는 두 가지 고민을 하나의 ETF로 해결한다"며 "모멘텀이 강한 자산에 집중하고, 쏠림과 변동성은 시스템으로 관리해 연금계좌의 기본 포트폴리오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MP 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ETF 시장이 확대될수록 EMP의 선택지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MP는 ETF 시장의 성숙과 함께 발전하는 상품"이라며 "향후 퇴직연금 중심의 글로벌 자산배분형, 테마형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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