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 슈퍼위크] APEC, 韓 거시경제 변곡점 되나…외투 신뢰회복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침체된 한국 경제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 교역 둔화와 미국의 고관세 기조로 수출·투자 환경이 위축된 가운데 이번 회의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외국인투자 신뢰 회복, 환율 안정 등을 통해 한국 거시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PEC을 계기로 회원국 간 자유무역과 공급망 협력이 강화되면 위축된 외국인투자 유입도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미국 등 참여국과 무역자유화와 금융·투자 협력,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투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에 대한 투자 신뢰 회복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0% 감소한 206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으로 통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실제 도착금액은 전년 대비 2.0% 줄어든 112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미 집행된 투자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신규 투자 유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낮은 FDI 비율을 감안할 때 신고액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투자유치 확대에 제약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외국인투자에서 APEC 회원국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국내로 유입된 FDI 중 APEC 회원국 비율은 46.5%,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중 APEC 회원국으로 향한 비율은 57.6%에 달한다. 정부는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중장기 간접경제효과를 약 4조1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구성을 놓고 3개월째 줄다리기를 이어온 한·미 간 관세협상에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을 잇따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3500억 달러 직접투자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전액 선불 투자(up-front)’ 요구에 대한 완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8년간 총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고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신용보증·대출 등으로 분할 지원하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 측이 이를 수용해 협상이 타결되면 수출과 환율 모두 안정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환율 측면에서도 국제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원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협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원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6개월 만에 1440원대를 재돌파했으며 일부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1460원 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환율을 자극한 결과다. 다만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면 환율도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측 패키지 협상 요구에 대해 부분적 양보와 전략적 대응을 병행해 협상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이 원화 절상을 요구하더라도 수출경쟁국 통화 대비 절상 속도가 과도하지 않도록 관리해 환율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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