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법정서 "김건희, 샤넬 가방·목걸이 잘 받았다고 회신" 진술

"처음엔 꺼리면서 받더니 나중에 쉽게 받아"

영장심사를 포기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8월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대기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목걸이 등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한 뒤 김 여사가 "잘 받았다"고 회신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8일 특정범죄 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전씨는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지만 이후 잃어버려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가 재판이 시작되자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번복했다.

전씨는 이날 재판부가 진술이 바뀐 이유를 묻자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전달 과정에 대해 모면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법정에서는 진실을 말하고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재판부가 '유 전 행정관에게 김 여사에게 전달하라고 했는데, 김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김 여사가) 물건 받은 것을 확인했다. 잘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처음에는 꺼리면서 받았는데, 한 번만 받은 게 아니고 세 번에 걸쳐서 건넸기 때문에 (나중에는) 쉽게 받은 것 같다"고 재차 언급했다.

재판부가 '물건을 건넬 때마다 통화했느냐'고 다시 묻자 "건넬 때마다 (통화했다)"고 인정했다. 이후 김 여사로부터 금품을 돌려받은 과정에 대해 "그 쪽(김 여사)에서 돌려준다 했다. 물건으로 인해 말썽이 나든지, 사고가 나든지 (할 거라는) 생각에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또 이날 법정에서는 전씨에게 샤넬 가방과 목걸이를 전달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김 여사 간 통화녹음 파일도 재생됐다. 김 여사는 20대 대선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3일 '건희2'로 알려진 휴대전화로 윤씨에게 연락해 "이번에 여러 가지 도와줬다는 말을 듣고 너무 감사했다. 이번에 애 많이 써주셨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씨는 "한학자 총재는 애초에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저희가 교회만이 아니라 이렇게 학교나 전체 대한민국, 조직과 기업체까지 동원해서 한 건 처음"이라고 화답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지난 21일 전씨로부터 임의로 제출받아 압수한 샤넬 가방 3개와 샤넬 구두 1개, 그라프 목걸이 사진도 공개했다.

재판부가 '가방이나 신발은 사용감이 있느냐'고 하자 특검은 "신발은 스크래치도 나 있고, 가죽도 사용감이 있다. 실물은 필요하면 제시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특검은 전씨가 각종 인사 청탁을 자신에게 전달한 브로커 김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전씨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인사 청탁을 하는 내용의 메시지 등도 이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