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기업은 성장했는데…이자 갚기 버거운 기업 '역대 최다'

  • 한국은행, '2024년 기업경영분석' 발표

  • 지난해 국내기업 성장·수익·안정성 모두 개선

  • 반면 이익으로 이자감당 어려운 기업 최고치

  • 반도체 일부 업종 대기업 쏠림…극심한 양극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표상 국내 기업들의 평균 성장·수익·안정성은 모두 개선됐다. 그러나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율이 최고 수준에 이르며 극심한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9일 공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산업 96만1336개(제조업 18만6490개·비제조업 77만4846개)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전년 역성장(-1.5%)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제조업(-2.3%→4.6%)과 비제조업(-0.9%→2.9%)의 매출 증가율이 모두 높아졌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전자·영상·통신장비(-14.5%→19.6%)의 상승 폭이 컸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수출 단가가 높아지고 물량도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9.0%→11.6%), 도소매(-2.1%→2.9%)의 매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수익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4.6%)은 전년(3.5%)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세전 순이익률(4.3%) 역시 1년 사이 0.5%포인트 높아졌다.

제조업(3.3%→5.1%)과 비제조업(3.7%→4.1%)의 영업이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3.0%→8.3%)는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전기가스(0.7%→6.7%)는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7%→5.6%)은 올랐지만, 중소기업(3.2%→3.0%)은 오히려 떨어졌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전체 기업의 부채 비율(119.9%)과 차입금 의존도(31.0%)가 전년(120.8%·25.1%)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기업의 42.3%에서 42.8%로 높아졌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기록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것은 연간 이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문상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 확대와 관련해 "전체 기업의 지표가 개선됐지만 세부적으로는 반도체 중심의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으로 좋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차입 기업까지 모두 통계에 반영하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1.3%로 전년(21.4%)보다 떨어졌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