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여정은 세 단계로 나뉜다. 첫째, '기술 단계'는 발명의 순간이다. 종종 전쟁이나 절박한 필요에서 싹이 트이면서 프로토타입이 탄생한다. 둘째, '산업 단계'는 대량 생산과 상업화의 시기다. 가격 하락으로 접근성이 올라가면서 대중 소비가 시작한다. 셋째, '문명 단계'는 사회·문화적 통합의 절정이다. 기술이 일상생활, 가치관, 인간관계 등을 재정의하며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된다. 초기 기술은 물리적 인프라를 요구해 느렸지만, 디지털 시대는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누적적 가속화' 법칙이 적용된다.
자동차 사례를 보자. 1886년 카를 벤츠의 첫 자동차는 말 대신 움직이는 기적이었다. 그러나 1908년 헨리 포드의 모델 T가 대량 생산되기 전까지는 부자들의 장난감에 불과했다. 산업화 후 1950년대, 도로망 확장과 교외 생활 유행으로, 자동차는 자유와 이동성을 상징하는 문화 아이콘이 됐다. 기술에서 산업까지 22년, 산업에서 문명까지 42년이 걸렸다. 물리적 기반(도로, 주유소)의 충족에 시간이 걸렸다.
컴퓨터는 속도가 빠르다. 1945년 에니악(ENIAC)은 제2차 세계대전의 산물로, 거대한 괴물이었다. 1950년대 IBM은 산업화에 접어들었고, 1960~70년대 필수품이 됐다. 개인용 PC는 1975년 Altair 8800으로 시작해 1981년 IBM PC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노트북도 1981년 Osborne 1에서 1989년 산업화, 2000년대 모바일 컴퓨팅 문화를 열었다.
스마트폰과 유튜브는 가속의 정점이다. 1992년 IBM Simon은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2007년 아이폰이 터치스크린과 앱 생태계를 도입하며 산업화가 되어, 2010년대 '포노 사피엔스' 시대를 열었다. 중독과 데이터 유출이 문제지만, 삶의 모든 것이 손안에 들어왔다. 유튜브는 2005년 창립, 2006년 구글 인수로 1년 만에 산업화, 2010년대 크리에이터 문화로 정착했다.
AI는 현재 진행형이다. 1956년에 시작해 'AI 겨울'을 겪었으나, 2010년대 딥러닝으로 산업화를 시작했다. 2020년대 챗GPT처럼 일상 도구가 되면서 문명 단계로 진입했다. 창의성과 효율성이 있지만, 편향과 실업 위험이 따른다.
이 여정에서 공통된 교훈은 '사회적 수용'이다. 기술은 인간의 필요와 욕망을 만나야 문명이 된다. 긍정적 변혁(연결, 편리)과 부정적 대가(환경, 윤리)가 공존한다. 미래를 보자. 퀀텀 컴퓨팅은 2030년대 산업화가 예상되고, VR/AR은 메타버스로 교육을 재구성할 것이다. 바이오테크는 수명을 연장하나 윤리 딜레마를,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범용 인공지능(AGI)은 모든 산업에 채택되겠지만 존재론적 위험을 안고 있다. 기술 융합이 포스트-휴먼 시대를 열지만, 우리는 지혜로 안내해야 한다.
기술의 여정은 계속된다. 과거 여정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자. 우리는 기술을 능가하는 인간성을 지키면서, 끝없는 여정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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