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을 맞아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면서 AI 병목 현상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와 AI 데이터센터를 앞세워 SK그룹의 사세를 빅테크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3만5000여 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SK AI 서밋 2025'를 개최했다. AI 서밋은 SK그룹이 매년 국내외 주요 기술 기업과 함께 개최하는 테크 콘퍼런스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키노트 연사로 무대에 올라 'AI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 아래 전 세계 AI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SK그룹의 인사이트(통찰력)를 공유했다.
그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오픈AI 주도)와 6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메타조차 전체 AI 투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AI 추론 확대와 B2B(기업 간 거래) 시장 성장, 에이전트(자율형) AI의 등장, 소버린 AI 확산 등으로 시장 성장세는 지속해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회장은 AI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큰 병목 현상은 AI 추론·학습에 필수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어 에너지와 투자 지역(부동산)으로 병목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그룹은 세 가지 AI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것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투자와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AI 문제를 AI로 푸는 것이다. SK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SK하이닉스 메모리 개발·양산 공정에 제조 AI와 디지털 트윈(가상 복제) 플랫폼 '옴니버스'를 확대 적용한다. 가상의 디지털 팹을 만들어 HBM 양산 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 점검한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맞춰 차세대 HBM 공급량도 대폭 확대한다. 최 회장은 "GPU와 HBM을 1대 1로 매칭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AI칩 성능 향상을 위해 1대 16까지 확대한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HBM 수요가 스마트폰과 PC 등 범용 메모리 시장에도 영향(가격 상승)을 미치고 있다"고 슈퍼 사이클에 대해 설명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초 청주 M15X팹을 가동하는 데 이어 M15X팹의 24배에 달하는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2027년부터 순차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SK그룹에도 부담이 되는 막대한 CAPEX(자본적 지출)가 선행돼야 하지만 반도체 공급이 멈추는 상황은 막겠다는 게 최 회장의 발언 요지다.
최 회장은 "기술 발전 속도를 강조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SK그룹에는 개발 속도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SK그룹이 그만큼 충분히 준비된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어 무대에 오른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고객사 AI 추론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풀스택 AI 메모리 사업자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고객 맞춤 고대역폭메모리(HBM) △AI-D(D램) △AI-N(낸드) 등을 3대 축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초고성능 메모리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