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권하자 지갑 열렸다"…바뀌는 유통가 쇼핑 공식

  • 개인 쇼핑 비서 같은 '대화형 커머스' 트렌드 부상

  • 유통업체들, AI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 개발 박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고객이 인공지능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이용해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고객이 인공지능(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이용해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서 70대인 부모님을 위한 선물을 구매하려는데 추천해줄래?”
 
5일 현대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검색창에 이런 주문을 입력하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쇼핑 어시스턴트(도우미) ‘헤이디’가 “70대 부모님께 드릴 선물이라면 건강과 따뜻한 정성을 함께 담는 것이 좋겠습니다. 세심하고 품격 있는 브랜드들을 소개해드릴게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홍삼, 양갱·찹쌀떡 등 고급 디저트 세트 등을 추천했다. 소개 목록 옆 선물상자 버튼을 누르자 바로 구매와 선물이 가능했다.
 
유통가의 쇼핑 공식이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검색창에 상품명을 입력하고 수많은 목록을 직접 찾아야 했다면, 이제는 AI가 알아서 상품을 찾아주고 추천해 준다. 일종의 '개인 쇼핑 비서'인 셈이다. 이처럼 AI와 대화하며 쇼핑하는 ‘대화형 커머스’는 유통업계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외국인 전용으로 헤이디를 먼저 선보인 뒤 지난달 13일 내·외국인 통합 버전을 내놨다. 헤이디는 생성형 AI가 백화점·아웃렛 점포 내 브랜드 매장과 레스토랑, 이벤트 등 각종 정보를 종합해 개별 고객 취향에 맞춰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헤이디를 먼저 운영한 결과 쇼핑 콘텐츠 접근성과 체류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7월 첫 서비스 이후 10월 22일까지 헤이디 이용 건수는 약 3만8100건으로 월 평균 약 9300건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와 식품업계에도 대화형 커머스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6월 주류 전문매장 ‘보틀벙커’ 앱 내 ‘AI 소믈리에’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을 통해 소비자가 입력한 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고, 픽업 예약까지 가능하다. AI 소믈리에 도입 후 4개월 만에 픽업 예약 건수는 도입 전 같은 기간 대비 40% 증가했다. 이용자 수 역시 35% 늘었다.
 
CJ제일제당도 6월 자사몰 CJ더마켓에서 AI 검색 서비스 ‘파이’를 시작했다. 파이는 구매 후기, 검색 패턴 등 사용자 데이터를 학습해 개인 식습관에 맞춘 제품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AI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AI 기반 고객 분석 시스템 ‘S-마인드’를 도입했다. 500만명 고객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 선호 장르, 구매 패턴 등 빅데이터를 만들어 개인별 취향에 맞춘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쇼핑 정보 추천 알고리즘을 강화한 ‘S-마인드 4.0’ 개발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추천은 구매전환율을 높일 것”이라며 “유통업체들의 AI 도입이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