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관세 완화에…경상수지 올해 역대 최대치 가시권

  • 한은 연간 전망 1100억 달러 넘을듯…역대 최대

  • "반도체 호조 강하고 관세협상에 불확실성 완화"

  • 한은 '낙관 시나리오'와 유사…경상수지 흐름 양호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올해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가 827억 달러 흑자를 보이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흑자 경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발(發) 관세 부담에도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관세 협상 진전으로 대외 여건이 개선되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827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9월에만 135억 달러가량 흑자를 내며, 한은 종전 연간 전망치(1100억 달러)를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15년(1051억2000만 달러) 기록을 깨고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정보통신(IT) 부문이 수출 호조세지만 비IT 품목도 반등의 기미가 있어서 크게 흑자를 보였다"며 "수입 측면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이 부담을 덜어줬고 그동안 축적된 대외 순자산에서 발생한 투자소득이 유입되면서 경상수지 흐름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지난 8월 조사국의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역대 최대인 1100억 달러"라면서 "10월 경제 상황 평가에서도 밝혔듯 전망치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호조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미중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그래픽팀]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각각 1100억 달러, 850억 달러로 제시했다. 당시 한은 조사국은 상호관세의 경우 15%, 품목별 관세는 철강·알루미늄 50%, 자동차 15%, 내년 중 반도체·의약품 15%로 전제했다. 

한동안 지지부진한 협상 탓에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최근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대외 불확실성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 한은이 8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낙관 시나리오'와 가깝다는 평가다. 한은은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는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기본 전망(1.6%)보다 0.1%포인트 높은 1.7%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상호관세나 일부 품목별 관세는 기대하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의약품·목재 제품에는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됐다. 미국 내 미생산 품목(항공기 부품·제너릭 의약품·특정 천연자원)에 대해서는 무관세를 적용한다. 

특히 반도체 관세는 '한국이 대만 등 주요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여기에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펜타닐 관세 20%→10% 인하, 희토류 수출 통제 1년 유예 등이 합의되며 무역 갈등 리스크가 완화됐다.

한은은 향후 10년간 추진되는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역시 경상수지 측면에선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국장은 "조선 협력 펀드는 보증이 있어 당장 경상수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2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경우 해당 자금이 해외 공장 건설에 투입되면 인력과 함께 국내에서 생산된 원자재가 수출되는 만큼 오히려 상품수지 수출 부문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수출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전망치는 5.3%다. 씨티가 4.4%에서 7.1%로, 노무라가 3.9%에서 6.6%로 각각 높이면서 평균치가 크게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IB들이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며 "특히 한·미 무역 협정 발표 이후 관세 긴장 완화에 따른 수출 증가로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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