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곰 공포 커지는 日…7개월간 196명 사상, 경찰·자위대 총출동

지난달 20일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하라케이기념관 부지에서 발견된 곰 사진교도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하라케이기념관 부지에서 발견된 곰. [사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전역이 ‘곰 공포’에 흔들리고 있다. 올 4~10월 곰 습격으로 196명이 사상하며 정부까지 긴급 대응에 나섰다.

환경성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곰의 공격으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196명으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10월 한 달 피해자만 88명으로, 전달(39명)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올해 곰 습격 사망자는 이미 13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피해는 동북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 아키타현에서만 56명으로 가장 많이 다쳤고, 이어 이와테 34명·후쿠시마 20명·나가노 15명 순이다. 10월만 놓고 보면 아키타 피해자는 37명으로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피해 신고도 폭발적으로 늘어 올 상반기(4~9월) 출몰 신고는 2만건을 돌파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일본 정부는 이례적인 ‘특별 대응’에 들어갔다. 국가공안위원회는 소총 사용 규칙을 개정해 경찰이 마을 인근에서 곰을 사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곰 피해가 심각한 아키타·이와테 지역에는 경찰 기동대 총기대책부대가 파견된다. 지휘관 1명, 사격수 2명, 조율 담당자 1명 등으로 꾸려진 팀은 오는 13일부터 소총으로 퇴치 활동에 나선다.

자위대 역시 아키타현 요청으로 현장에 투입됐지만, 총기 사용은 금지된다. 대신 대형 덫 설치, 포획 곰 운반 등 지원 업무를 맡는다. 대원들은 방탄복과 방패, 퇴치용 스프레이, 165㎝ 길이의 봉을 휴대한다.
 
곰 퇴치 활동 펼쳐는 자위대 대원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곰 퇴치 활동 펼치는 자위대 대원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현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제야 숨 돌릴 수 있다”는 환영 분위기와 함께, “곰 습성 파악이 어려워 경찰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도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의 한 여관에 곰이 들어가는 등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택배회사는 배달원들에게 곰 퇴치 스프레이를 지급하기 시작했고, 홋카이도·도호쿠 지방 지자체는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당장 숫자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먹이 부족이 지목된다. 마이니치신문은 “곰의 주요 먹이인 너도밤나무 열매가 올해 대흉작을 기록해, 굶주린 곰이 마을로 더 자주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국회에서 “주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신속하고 필요한 대책을 차례대로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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