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은 2009년 영상 작업 〈Perfect Space〉를 통해 ‘떠도는 자아’의 불안정성과 장소를 둘러싼 심리적 욕망을 탐구하며, 공간을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심리적 무대로 제시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10여 년간의 실험적 시각 연구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감각으로서의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돼 Atmosphere라는 작업 세계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최근작 〈Atmoscape〉(2024)는 게르노트 뵈메의 철학에서 출발해 신체 생체 데이터(체온·혈압·심박수)와 기상 데이터(기온·습도·바람·미세먼지)를 결합, ‘분위기’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작가는 도시 풍경을 고정된 장소가 아니라 인간과 환경이 서로의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생성하는 유기적 정서 생태계로 재해석한다.
2025년 신작 시리즈 〈Talk at the Table〉, 〈Bower’s Garden〉, 〈Sleepless Night〉은 이 탐구를 한층 확장한 작업이다. 특히 데이터 중심 접근법에 ‘기분(mood)’이라는 비정량적 감정 개념을 도입해,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꽃·빛·색·바람 등 자연적 요소의 움직임으로 번역한다. 하이데거의 ‘비은폐성(Unconcealment)’을 연상시키는 드러남과 숨겨짐의 움직임 속에서 존재의 감각을 환기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밀도, 즉 바람과 온도, 빛, 심박,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하나의 호흡하는 공간으로 엮어낸다. 관람객은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람·사물·감정·데이터가 함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임을 체감하게 된다.
도잉아트 측은 “정다운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체감하지만 언어로 포착하기 어려운 공기의 결(結)과 감정의 떨림을 예술적으로 번역하는 시도”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또 하나의 감각적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