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높고, 은행도 중단…칭찬받던 '대환대출', 2년 반 만에 계륵 신세

  • 5대 은행 대환 금리, 4.16%…일반 주담대보다 높아

  • 우리銀 1년 넘게 빌라·오피스텔 NO…KB·하나도 중단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금융당국이 서민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개시했던 대환대출이 2년 반 만에 계륵 신세가 됐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일반 대출보다 대환 금리를 더 높이거나 수익성 낮은 부동산은 취급을 중단하는 등 운영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대출 갈아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갈아타기용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는 전날 기준 4.16~4.33%로 집계됐다. 이는 일반 주담대 금리 3.77~6.07%보다 하단 기준 39bp(1bp=0.01%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
 
은행별로 봐도 5대 은행 모두 대환용 주담대 금리가 더 높다. 특히 NH농협은행은 일반 주담대 금리 하단이 3.77%인 반면 갈아타기 상품은 4.16%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어 △신한은행 35bp △하나은행 30bp △우리은행 21bp △KB국민은행 14bp 등 순으로 큰 폭을 나타냈다.
 
이자 부담을 낮추는 게 대환대출 취지인데 더 높은 대환 금리로 인해 사실상 갈아타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최근 들어 대환대출 서비스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서민의 대출 이자 부담을 덜고자 대환대출 서비스를 개시한 지 약 2년 반 만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23년 5월 대환대출 서비스를 개시하며 그 성과를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칭찬받기도 했다.
 
당장에 우리은행은 1년 넘게 ‘우리WON주택대출(빌라·오피스텔) 갈아타기’ 상품 판매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슈퍼앱 ‘뉴WON뱅킹’을 선보이며 판매를 재개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관련해서 개발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재개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아파트와 달리 빌라나 오피스텔은 비교적 수익이 적고, 전세 사기 등 위험성이 커 비대면에 소홀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산 개발을 1년 넘게 하는 건 좀 이해가 안 된다”며 “은행 영업상 큰 도움이 안 되는 빌라·오피스텔 대출이 크게 늘지 않게 관리하는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도 대출 총량을 관리한다는 취지하에 대환대출 문을 점점 닫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2일부터 다른 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올해 실행분에 대해 25일부터 대면 대환대출을 막았고, 비대면 전세대출도 정부 규제를 전산에 반영하기 위해 중단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다른 은행 역시 가계대출 잔액을 늘리는 대환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환대출도 신규로 취급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은행들이 막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도 가계대출보단 기업대출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대환 금리가 크게 내려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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