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추정되는 괴한의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들어온 이들의 입국 경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NBC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지역에서 괴한이 총격을 가해 순찰 중이던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 병사 2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격범 역시 총상을 입은 채 현장에서 체포됐다.
AP통신은 용의자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2021년 9월 미국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로, 그동안 워싱턴주에 거주해 왔다. 국토안보부는 용의자를 라흐마눌라 라칸왈로 확인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이 표적 공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프리 캐럴 워싱턴DC 경찰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총상을 입은 채 체포됐다"며 "이번 사건은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백악관이 일시 폐쇄되고,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번 극악무도한 공격은 악의적이고 증오에 찬 테러적 행위였다. 이는 우리 전체 국가를 향한 범죄였다"고 규정하며 "바이든 정부 아래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모든 외국인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안보부는 확보된 정보를 바탕으로 구금된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 지옥 같은 곳에서 미국으로 들어온 외국인이라고 확신한다고 보고했다"며 용의자가 "2021년 9월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비행기로 미국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것은 2021년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동맹 환영 작전'이다. 해당 작전은 미군 철수 당시 미군과 협력했던 아프간인 및 가족 약 9만 명을 미국으로 이송한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에 속하지 않거나, 우리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 다른 나라 출신 외국인들을 추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 이민국(USCIS)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 국적자 관련 이민 신청 처리 절차를 "보안 및 신원 심사 프로토콜에 대한 추가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주방위군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나는 전쟁부에 우리 수도를 보호하기 위해 병력 500명을 추가 동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DC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11일 범죄 척결을 명분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주방위군이 대규모로 투입돼 있다. 합동태스크포스 DC(Joint Task Force–DC)에 따르면 화요일 기준 DC 임무에 배정된 주방위군은 총 2188명으로, 이 중 925명은 DC 소속 1263명은 타 주에서 파견됐으며 이 가운데 180명이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이다. 이번에 부상한 병사들 역시 웨스트버지니아 소속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도 "백악관에서 불과 몇걸음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용납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요청했고, 나는 육군 장관에게 500명의 추가 주방위군을 워싱턴에 투입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수도 워싱턴DC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미국에는 폭력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도 엑스에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인할 수 없으며 우리 모두 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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