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10·15 대책 뒤 서울 아파트 시장…'30억' 거래 상위 장악

  • 규제 강화에도 고가 거래 활발…현금부자 중심의 쏠림 가속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 구조가 재편됐다. 규제로 인해 전체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반대로 '초고가 아파트'가 매매 상위권을 독식하는 흐름이다. 과거 10억대 초반 아파트가 거래를 주도하던 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현금 부자 중심의 거래만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16일 이후 이달 27일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로 총 28건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84㎡ 기준 매매가는 이달 7일에 30억원을 기록했고 전용 59㎡도 27억3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아파트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전역은 15억원 이하인 주택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까지나, 15억원 초과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30억원에 달하는 파크리오를 사려면 현금만 28억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이 단지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서 이 단지 매매 거래가 가장 많은 단지였던 셈이다. 

파트리오 뒤를 이은 2위부터 5위까지도 모두 송파구 아파트 단지로 '리센츠', '잠실엘스', '헬리오시티' 등이 나란히 거래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리센츠·잠실엘스·헬리오시티의 전용 84㎡도 30억원을 넘어서며 사실상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중심이 '30억 벨트'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와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초고가 아파트 '현금 전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단지는 꾸준히 거래가 유지되고 있어, 규제 강화에도 실제 시장에서는 고가 수요층의 거래를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9위와 10위에 포함된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훼밀리와 잠실주공5단지도 고가 아파트로,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82㎡가 지난 20일 42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런 거래로 인해 KB부동산이 발표한 11월 넷째 주(11월2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0.39%)가 신천·방이동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서울 전체는 0.18% 상승해 전부보다 0.02%포인트 축소됐지만 강남권 아파트 매매 상승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영향이 큰 상황이다. 

고가 아파트가 매매 거래 상위를 차지하는 현상은 10·15 대책 이전과의 다른 모습이다. 10·15 대책 발표 전 같은 거래일 동안 거래량 1위를 기록한 아파트는 성동구의 한진해모로다. 이 단지의 전용 84㎡는 9월 10일에 10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10·15 대책 발표 이후에는 거래가 멈췄다. 

강남권의 부동산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현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시장 접근성이 완전히 갈리는 구조"라며 "강남권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에 문의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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