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퍄오(北漂). 꿈을 찾아 베이징으로 상경했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외지인이라는 뜻이다.
2018년 4월 중국에서 개봉한 로맨스영화 '먼 훗날 우리(중국명: 後來的我們)'는 남녀 청춘의 아련한 사랑이야기지만, 로맨스를 넘어서 베이퍄오 청춘의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뤄잉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청춘 남녀배우인 저우둥위, 징보란이 출연했다. 특히 저우둥위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장난기 넘치는 여주인공 샤오샤오 역을, 징보란은 투덜대면서도 사랑스러운 남주인공 젠칭 역을 잘 소화하며 로맨스 케미가 돋보였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 설) 연휴 기간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붐비는 기차 안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헤이룽장성 야오장진 출신의 두 남녀, 샤오샤오(저우둥위 분)와 젠칭(징보란 분)은 우연히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맞닥뜨린다.
베이징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젠칭은 술과 카드놀이를 즐기는 샤오샤오의 매력에 빠진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고졸 출신의 샤오샤오의 꿈은 베이징에 어엿한 내 집을 마련한 부유한 베이징 출신 남자와 결혼하는 것. 그렇게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지내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젠칭도 베이징에서 정착하기란 쉽지 않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지만 현실은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를 팔고, 일본 성인물 DVD를 팔고, 콜센터에서 근무하며 단칸방, 반지하방을 전전하고. 샤오샤오는 부유한 사업가와의 만남에 잇달아 실패하며 결국엔 젠칭의 비좁은 방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둘은 연인의 관계로 발전한다.
하지만 고된 일상으로 삶에 대한 열정도 점차 시들어가고, 그렇게 둘의 관계엔 균열이 생기면서 결국엔 헤어지고 만다. 그리고 몇 년 후,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은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과거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먼 훗날의 우리는 모든 걸 가졌지만, 정작 서로를 잃어버렸다”
“I miss you. 널 보고 싶었어. 내 말 뜻은 I missed you. 내가 널 놓쳤다고”
재회한 두 남녀가 나누는 대화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을 잘 드러낸다. 영화는 두 사람이 재회한 현재를 간결한 흑백으로 찍은 반면, 두 사람의 지난 과거는 화려한 컬러로 되살려내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듯하다.
영화가 이야기 후반부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대부분의 러닝타임을 두 인물의 아름다운 기억에 할애한 이유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당시 시사회에서 “영화 제목은 밴드 우웨톈(五月天)의 대표곡 ‘후래적아문(後來的我們)’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며 "10년 동안 두 연인이 겪은 사랑과 후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랑은 아름답지만, 불확실성이 많고 씁쓸하면서도 달콤하다고 항상 느꼈다”고 전했다.
당시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이 영화는 13억 위안 이상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두며 중국 멜로 영화로는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해 '만약에 우리'라는 이름으로 오는 12월 31일 개봉한다.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구교환과 문가영이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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