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칼럼] 한국으로 몰려오는 인도 인재

라지브 쿠마르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HK 연구교수
[라지브 쿠마르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연구원]

이번 주 필자는 주한 인도대사관이 서울에서 개최한 ‘인도 유학생 및 청년 연구자 모임’에 참여하였다. 이번 행사는 한국에서 학업과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다수의 인도 유학생과 초기 경력 연구자, 그리고 학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첫 대규모 모임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장은 젊은 인도 인재들의 열정과 활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한국을 새로운 학업·진로의
거점으로 선택하는 흐름이 얼마나 뚜렷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그동안 한국은 인도 학생들에게 주요 유학지로 고려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인도 가정의 대부분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을 해외 유학의 기본 선택지로 인식해 왔다. 영어권 환경과 오랜 역사, 국제학생 지원체계를 갖춘 이들 국가는 오랜 기간 인도 유학생을 이끌어온 중심지였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낯선 국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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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자 제공]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구도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이 국제학생 비자 규제, 연구 활동 제한, 이민 장벽을 강화하면서, 인도 청년들은 새로운 유학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은 강력한 이공계 교육, 세계적 연구 환경, 기술 선도력, 글로벌 인재 유치 정책 등을 기반으로 빠르게 ‘유력한 대안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새로 부임한 고랑갈랄 다스(Gourangalal Das) 대사는 이러한 변화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었다. 그는 글로벌 교육에 대한 인도 청년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더 이상 미국이나 서구 국가만을 유학지로 고정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다고 언급하였다. 인도 학생들은 자신의 학업 목표, 연구 분야, 미래 진로에 보다 적합한 국가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있으며, 한국이 그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사의 발언은 인도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라는 더 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필자가 한국 내 인도 유학생 및 연구자들과 교류한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테크, 로봇,첨단 제조 등에서 한국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기술 혁신 이미지와 글로벌 경쟁력, 그리고 국제학생 유치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정책은 한국을 새로운 유학·연구의 중심지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인도 내부의 사회·경제적 변화와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인도 중산층의 급성장과 세계 수준의 교육을 향한 청년 세대의 열망이 결합하면서 해외 유학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 외교부(MEA)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서 공부하는 인도 유학생 수는 2023년 130만 명에서 2025년 180만 명으로 증가하였으며, 향후 몇 년 내 3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유학생 송출 국가로서 인도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는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게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대학들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고자 한다면, 인도 학생들은 매우 가치 있는 자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 학생들은 STEM 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창의성·적응력·기업가 정신을 갖추고 있어 한국의 기술 혁신 비전과 부합하는 측면이 크다. 

또한 인도 유학생의 증대는 한국의 인구 구조 문제를 보완하고 학문 및 연구생태계를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인도 학생들과 연구자들의 증가는 다문화적 학문 환경을 조성하고,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학계 및 산업 전반에서 한–인도 협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 열린 이번 ‘인도 유학생 및 청년 연구자 모임’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한–인도 교육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양국이 기술 협력, 공동 연구, 국제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 내 인도 학생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학업적 꿈을 실현하는 동시에, 한국의 혁신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주체로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 양국은 공동 연구 프로그램, 장학 제도, 산학 협력, 유학생 지원 확대 등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인도 청년들에게 새로운 국제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할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으로 몰려오는 인도 인재의 증가는 그 미래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라지브 쿠마르 필진 주요 이력
▷인도 델리대학교 학사​ ▷성균관대학교 박사 ▷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연구교수 ▷ 전 하와이대학교 동서문화센터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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