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에 진입하는 의원들을 체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국회 통제’를 요청했고, 이후 포고령 발령 뒤 ‘월담 의원 체포’ 지시로 내용이 구체화됐다는 증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류경진)는 지난 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의 공판을 열고 조 청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조 청장은 2023년 12월 3일 밤 11시 15분부터 4일 0시 14분까지 윤 전 대통령과 비화폰으로 통화했다고 밝히며, 당시 대화를 비교적 구체적인 표현까지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초기에는 ‘국회를 통제하라’는 취지였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이어 윤 전 대통령이 ‘국회로 월담하는 의원들이 많으니 전부 잡아라, 체포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특검이 당시 표현을 재확인하자 조 청장은 “그 워딩 그대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 선포 당일 윤 전 대통령과 총 6차례 통화했다”며 “첫 통화는 국회 통제와 관련됐고, 이후 통화는 포고령 발령 뒤 체포 지시와 연결된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 전 행안부 장관과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국회 주변에 배치된 경찰 병력 상황을 보고했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는 조 청장의 배우자 윤모 씨도 증언대에 섰다. 윤 씨는 남편이 가져온 A4용지 문서를 둘러싼 대화 내용을 떠올리며 “문서에서 ‘MBC’, ‘꽃’ 같은 단어가 기억난다고 남편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복잡한 일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해서 문서를 찢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해당 문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조 청장에게 전달한 ‘계엄군 투입 시나리오’ 문건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특정 시각과 장소가 기재돼 있었다는 게 특검 측 설명이다.
재판부는 오는 15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1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차례로 불러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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