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앞둔 나라스페이스…기술력은 OK, 공모가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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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코스닥 상장을 앞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의 공모가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자 기업임에도 50배 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한 게 적절하냐는 의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라스페이스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국내 유일의 상용 초소형 위성 플랫폼 기업으로 최근 발사된 '누리호 4차'에도 초소형 위성을 탑재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이전에 확보한 '스페이스 헤리티지'(우주 발사 성공경험)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민간 초소형 위성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나라스페이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72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1만3100~1만65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약 225억~284억원이다. 오는 8~9일 청약을 거쳐 12월 내 상장 예정이다.

나라스페이스 희망공모가는 쎄트렉아이와 AP위성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평균 PER 51.72배를 적용해 책정했다. 할인율을 감안한 최종 밴드 기준 PER은 28.46~35.85배다. 문제는 PER 51.72배가 적정하냐는 데 있다. 쎄트렉아이와 AP위성은 최근 이익이 줄면서 일시적으로 PER이 치솟은 상태다. 이들 두 회사가 주당순이익(EPS)은 대폭 감소했는데 주가가 높아지면서 PER이 급등한 것인데, 이를 비교 대상으로 정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밸류에이션의 격차도 크다. 밸류에이션의 핵심 근거가 되는 수주 잔액을 살펴보면 나라스페이스 수주 잔액은 지난 9월 30일 기준 198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AP위성과 쎄트렉아이 수주 잔액은 각각 252억원, 4088억원으로 비교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근거에 기반한 추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나라스페이스는 2027년 추정 순이익(약 82억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주당 평가가액을 2만3805원으로 산출했다. 이 가정에는 2026~2027년 매출액이 2025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시장의 고평가 우려에 대해 배청준 나라스페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PER을 계산할 때 재무구조가 동일한 회사를 선정한 게 아니라 국내 상장사 중 사업 범위가 유사한 기업을 택한 것"이라며 "(우리와) 수주 잔액도 비슷하고 사업 범위도 같은 회사는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IR과 해외 IR 과정에서 이를 문제 삼는 투자자는 없었다"며 "상장 후 계획을 잘 이행한다면 주가 관리가 정상적으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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