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가포르·베트남 잇는 NIPA 해외사무소, ICT 스타트업 '글로벌 점프대' 부상

  • 실리콘밸리·뉴욕, AI·심화기술 사업모델 검증 '시험장'

  • 하노이·호치민, 한‧베 디지털 포럼서 600만달러 계약·98건 상담 성과

  • 싱가포르 거점, 고비용·고효율 허브로 동남아·오세아니아 진출 지원

박윤규 NIPA 원장이 ‘해외사무소 성과공유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는 모습
박윤규 NIPA 원장이 ‘해외사무소 성과공유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는 모습 [사진=한영훈 기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해외사무소 성과공유회’를 열고 미국·싱가포르·베트남 등 해외 정보기술(IT) 지원센터 성과를 공개했다. 단순 사무실·법인 설립 도움을 넘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함께 설계하는 ‘글로벌 점프대’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게 공통된 메시지다.
 
미국 ‘AI·심화기술 시험장’ 베트남 ‘한국 기업 교두보’
 
실리콘밸리 거점은 인공지능(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소프트웨어), 디지털 헬스 등 기술 난도가 높은 기업 위주로 선발해, 현지 투자사·대기업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단순 설명회가 아니라, 미국 시장에 맞는 사업모델과 투자 전략을 함께 다듬는 방식이다.
 
뉴욕 거점은 뉴욕대 경영대학원과 함께 ‘AI 전문 성장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기업 20곳을 뽑아 7주 동안 미국 규제·판매 전략을 집중 교육한다. 이 가운데 5곳에게 멘토링과 투자자 대상 발표회(데모데이)를 지원하는 구조다.
 
하노이·호치민 IT지원센터는 베트남 정부, 현지 IT업계, 대학과 협력망을 촘촘히 깔아 ‘한국 기업 전용 통로’에 가깝게 운영하고 있다. 하노이 센터에선 베트남 국가혁신센터와 함께 창업캠퍼스를 꾸려 한국 스타트업 입주, 법인 설립, 세무·법률 상담 등을 한 번에 돕고 있다. 호치민 센터는 한국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현지 개발자와 통번역 인력을 직접 길러 연결하는 ‘IT 스쿨’로 알려져 있다.
 
양 센터가 주최한 포럼·전시회에 참여한 한국 기업들은 수출 상담, 업무협약(MOU), 현지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고 있다. 하노이 IT지원센터가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함께 연 ‘한–베 디지털 포럼’에는 한국·베트남 144개 기관·기업(266명)이 참여해 약 600만달러(약 80억~90억원) 규모 계약과 98건의 상담을 성사시켰다.

NIPA는 내년부터 베트남에서 특히 수요가 큰 전자정부·금융 디지털화·의료 정보화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베트남 기업 상시 매칭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동남아·오세아니아로 나가는 시험무대
 
싱가포르 IT지원센터는 싱가포르를 ‘고비용·고효율 진출 허브’로 규정한다. 생활비와 인건비는 비싸지만, 법인세가 낮고 지식재산권(특허·상표 등) 보호가 강한 데다, 동남아 6억명 시장과 호주·뉴질랜드로 이어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센터는 현지 전시회 공동 참가, 판매 대행사 발굴, 법인·세무·인사 컨설팅을 묶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AI·보안, 교육 기술 기업 등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호주·베트남·중동 등으로 사업을 넓힌 사례도 나왔다.
 
싱가포르 IT지원센터가 뒷받침한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자이텍스 아시아 ‘슈퍼노바’에서 500개 참가 기업 가운데 상위 50위에 2개, 10위에 1개가 올랐다. 글로벌 벤처 경진대회 ‘슬링샷’에서도 6800개 참가 기업 중 상위 240위 안에 5개, 60위 안에 2개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성과공유회에서 드러난 공통 키워드는 ‘공간(사무실)–인재(현지 인력)–실증(현장 테스트)’을 묶은 패키지 지원이다. 입주 기업에게 사무실과 기본 인프라뿐 아니라, 현지 고객사·정부기관과의 시험사업(파일럿 프로젝트)까지 동시에 연결해주는 구조다.
 
박윤규 NIPA 원장은 “향후 해외사무소 간 기업·인재 정보를 묶는 작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 ICT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제품을 만든 뒤 → 실리콘밸리·뉴욕에서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 싱가포르·베트남에서 실제 매출을 만드는’ 하나의 흐름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글로벌 진출 루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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