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강남권 대단지의 조(兆) 단위 잔금대출이 예정돼 있어 입주예정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은행에서는 대출이 차질 없이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연말에 이어 내년 초까지 은행의 대출 여력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 등에 따르면 이달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2678가구)와 다음 달 '잠실르엘'(1865가구) 등 강남권 대형 단지가 입주를 시작한다. 두 달 사이 4500가구 넘는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면서 잔금대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 예정자들 관심은 단연 대출 가능 한도다. 10·15 규제 이후 15억~25억원 주택은 4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한데 잠래아 전용 84㎡ 분양가가 19억원 수준이다. 다만 잠래아는 지난 10월 입주자모집공고 기준이 적용돼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부터 입주하는 대단지들은 이미 중도금대출을 실행한 곳들이어서 잔금대출로 전환될 것을 예측하고 가계대출 연간 계획에 포함해 놓은 상태"라며 "차질 없이 대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잠래아와 잠실르엘 입주는 무리 없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집단대출, 일반 주택담보대출 할 것 없이 예비 차주들은 자금 마련에 상당한 부담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달 분양 당시 경쟁률 237대 1을 기록했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특히 자금 조달이 빠듯하게 진행되는 곳이다. 후분양 단지여서 입주 예정일이 내년 8월인 점을 고려하면 10개월 안에 모든 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트리니원 전용 84㎡ 계약자는 분양가 27억5000만원의 20%에 해당하는 계약금 5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내년 2월부턴 중도금을 납입해야 하는데 중도금대출은 40%까지만 가능하다. 나머지 중도금 5억5000만원은 개인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잔금 납부 시에는 대출 2억원을 제외한 25억5000만원을 상환해야 한다. 옵션과 세금을 고려하면 실제 필요한 비용은 더 많다. 이마저도 대출을 낀다면 세입자를 받을 수 없어 실거주해야 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젠 청약을 고려할 때 자금조달계획을 철저히 세우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금을 통해 입주잔금을 마련할 것인지, 실입주가 늦어도 3년 안에 가능한지, 자금이 충분히 마련됐는지를 꼼꼼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해가 바뀌어도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내년 1~2월 이후에도 대출 규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은행이 연초부터 물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10·15 대책 이후 주택 관련 대출을 더 죄면서 새 아파트 잔금을 앞둔 입주 예정자, 전세 만기를 앞둔 세입자 등 자금 마련이 절실한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내년 초까지는 극히 제한적인 대출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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