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수준으로 쪼그라든 노동시장…1~11월 지급 실업급여액 '역대 최대'

  • 노동부 노동시장 동향…구인배수 0.43, 1998년 이후 최저

  • 실업급여 누계 11.5조 지급…연간 12조원 웃돌 가능성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서울시 시니어 일자리박람회 2025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서울시 시니어 일자리박람회 2025'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는 속도를 일자리가 늘어나는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구인배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내면서다. 누계 실업급여 지급액도 12조원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24를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00명 줄었다.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1년 전보다 1만2000명 증가한 37만명을 기록했다.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보다 신규 일자리가 더 많이 줄어드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인배수는 0.43으로 1년 전보다 0.03포인트 감소했다. 구인배수는 구인 인원을 구직 인원으로 나눈 것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발 외환위기 여파를 맞았던 1998년(0.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전반적으로 새로 사업장에 들어오는 입직 등 지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제조, 건설, 도·소매 등에 구인 수요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고용24 통계가 제조업 구인이 집중된 점을 감안할 필요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565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만8000명 증가했다. 서비스업에서 20만8000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반면 제조업(1만6000명), 건설업(1만6000명)에서는 가입자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천 과장은 "제조업 가입자 숫자는 6개월, 건설업은 28개월째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에 고용 증가를 주도하는 쪽이 서비스업인 가운데 고령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돌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00명 줄었다. 건설(3100명), 도·소매(700명), 숙박·음식(600명) 등에서 감소한 영향이 크다. 지급자 역시 1년 전보다 1만5000명 줄어든 52만8000명이다.

지급액은 전년 동월 대비 506억원 줄어든 7920억원이다. 이에 따른 1~11월 누계 실업급여 지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19억원 증가한 11조4715억원으로  1~11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연간 구직급여 지급액이 12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천 과장은 "12월은 통상 11월보다 조금 적거나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2020년(9566억원)과 지난해(8426억원) 사이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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