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내건 백화점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은 고급·차별화 공간을 앞세워 올해도 연 총매출 7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11월 총매출은 6조6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별도 법인인 광주·대구·대전 신세계백화점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4분기 들어 매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10월 총매출은 68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상승했고, 11월 총매출도 724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 신장됐다. 12월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연 총매출 7조2435억원을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3년 연속 ‘7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정유경 회장이 주도한 ‘체류형 고급화 플랫폼’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구찌, 디올,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등 주요 해외 명품 브랜드가 약 100개 매장으로 세분화돼 입점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2월 디저트 전문 매장인 ‘스위트파크’, 같은 해 6월에는 유명 레스토랑들을 모은 ‘하우스오브신세계’, 올해 8월 델리 전문관인 ‘프리미엄델리’ 등을 선보이며 미식 식품 공간을 구축했다.
국내 최다·최대 규모의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무기로 한 강남점은 지난달 7일 기준 3년 연속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40%가 명품에서 나왔다. 여기에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경험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 식품관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고, 외국인 방문객도 크게 늘어 외국인 매출은 71% 성장했다.
강남점에서 입증된 성공 공식은 외부 상권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강남점의 고급화 운영 역량을 집약한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을 선보였다. 백화점 바깥에서 ‘신세계 헤리티지’를 선보이는 최초 사례다. 총 1500평 규모의 식품, 패션, 리빙, 다이닝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는 전형적인 마트 구조와 달리 먹고 쉬고 쇼핑하는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디지털이 부상해도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충족하는 오프라인 경험은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정 회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는 평가다.
서울 이외 고급화로 무장한 지점도 성장세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최근 루이비통을 새롭게 입점시키는 등 연말 매출 1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센텀시티점은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긴 지난달 말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대구점은 스위트파크와 아동 키즈관 전면 리뉴얼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대표 백화점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의 성장 잠재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 개선 및 외국인 매출 증가에 따라 백화점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본점 등 리뉴얼 효과로 주요 백화점 기업들 중 가장 높은 기존점 매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신세계의 매출 증대와 비용 감소가 맞물리는 시기”라며 “매출 증대는 핵심 점포인 강남점과 본점의 리뉴얼 완료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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