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챗GPT]
면세업계를 비롯해 편의점, 화장품 등 유통산업 전반에서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과 고환율·고금리 부담이 누적되면서 체질 개선과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상시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희망퇴직 등 인력 슬림화가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매출 확대나 수익구조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반복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50대 중심이던 희망퇴직 대상이 최근에는 30대는 물론 저연차 직급으로까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동시에 희망퇴직 실시 주기 역시 단발성이 아닌 상시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인 불황 국면에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희망퇴직 대상을 만 35세 이상 재직자와 휴직자까지 포함돼 인력 감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창사 이래 올해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곳도 눈에 띈다. 부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상 희망퇴직인 ‘커리어 리뉴얼’ 프로그램 신청을 받은 이마트24, 주류 소비 감소 등 직격탄을 맞으며 창립 75년 만에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든 롯데칠성음료 등이다.
잇단 희망퇴직 배경으로는 경기 불황 장기화에 따른 소비 부진이 꼽힌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 실적이 악화됐고 그 부담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외국인 소비 패턴 변화와 고환율 부담까지 겹쳐 면세 및 유통 채널 전반에 걸쳐 판매 부진이 심화됐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실적 부진과는 무관하게 체질 개선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대표적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단기 실적만 놓고 보면 위기 상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눈부신 성적을 거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 프로그램은 경영 악화나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닌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과 인력 구조를 재정비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도입 확산으로 업무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향후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으로 사무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실적 악화보다는 체질 개선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기업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희망퇴직을 중심으로 한 비용 절감이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단기적으로 인건비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사업 경쟁력 강화나 수익 구조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1~2년 뒤 다시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소매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 효율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희망퇴직은 단기적인 쇄신 효과는 크지만 같은 매출 수준에서도 영업이익을 높이는 질적 경영 노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희망퇴직은 기업이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지만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기업 경쟁력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며 "기존 사업의 매출 확대나 신사업 추진 등 성장 전략이 함께 가야 기업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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