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는다.
샌디에이고는 12월 2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송성문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총액 약 1500만 달러(약 222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로써 송성문은 KBO리그 출신 선수 가운데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10번째 선수가 됐으며, 야수로는 여섯 번째 사례다.
이번 계약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조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은 선수에게 선택권이 주어진 '플레이어 옵션'이다. 3년 뒤 4년 차 계약 실행 여부를 송성문이 직접 결정할 수 있어, 빅리그 적응에 성공할 경우 더 큰 계약을 노릴 수 있고 부진할 경우에도 일정 수준의 연봉을 보장받는다. 구단이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송성문을 소개하며 "올해 가장 매력적인 해외 리그 출신 자유계약선수 중 한 명"이라며 "KBO리그 3루수 올스타 출신으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린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사례는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등으로 이어져 왔다. 다만 송성문의 성장 과정은 다소 이례적이다.
2015년 신인 2차 5라운드(전체 49순위)로 지명된 송성문은 데뷔 이후 오랜 기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은 한 차례뿐이었고,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에서 타율 3할을 기록한 적도 없었다.
그가 주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22년 무렵부터다. 리그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기 시작한 시점은 2024시즌으로, 불과 2시즌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4년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OPS 0.927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개인 최초로 3할 타율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고, 생애 첫 올스타와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주장을 맡았다.
기세는 2025시즌에도 이어졌다.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팀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송성문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풀타임 시즌의 표본이 많지 않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샌디에이고는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선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하며 극적인 반전을 써냈다.
송성문의 합류로 샌디에이고 내야 운용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주전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1루나 유격수로 이동하고, 송성문이 2루를 맡는 구상이 가능하다. 매니 마차도와 젠더 보가츠의 휴식일 운영이나 지명타자 활용 폭을 넓히는 선택지도 생긴다.
다만 현지에서는 신중한 전망도 나온다. MLB닷컴은 "송성문의 정확한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오프시즌 전력 보강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켜봐야 하며,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은 유틸리티 플레이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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