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납입 못 지키는 상장사… 투자자 '상폐 불안' 가중

  • 24일에만 7개사 유증납입 연기 알려… 재무 악화

  • 대부분 적자기업 "마지막 희망고문 처럼 느껴져"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최근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는 상장사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재무적 환경까지 열악해지면서 개선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졌다. 차후에도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블루산업개발(前 영풍제지), 에이비엘바이오 등 2개 기업이 유상증자 납입일이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그중 블루산업개발의 경우 유상증자 납입일 연기 관련 공시가 2건이 올라왔다. 우선 지난 9월4일 유상증자로 115억원을 조달할 계획을 109억원으로 약 6억원 줄였다. 납입예정일은 기존 26일에서 내년 3월6일로 연기했다. 제3자배정방식으로 운영자금은 비엔엔조합, 채무상환자금은 케이비비조합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11월20일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한 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역시 납입일을 내년 2월 20일로 미뤘다. 조달방식과 대상은 동일하다.
 
앞서 블루산업개발은 2023년 주가조작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으며, 사업성 약화로 재무구조까지 흔들렸다. 지난 10월 KH그룹이 인수해 경영 정상화,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약속했지만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난항에 빠지면서 KH그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에는 금양, 네오리진, 빛과전자 등 7개사가 유증 납입일이 밀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금양은 지난 6월 부산 기장에 위치한 원통형 배터리 공장과 설비 투자 등 시설자금 마련 명목으로 4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제3자배정 방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사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며, 당초 납입예정일은 8월2일이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으로의 국외 송금 업무가 어렵다는 이유로 9월3일, 9월17일, 10월17일, 11월28일, 12월24일로 밀리다가 2026년 2월15일까지 총 6차례 변경 연기됐다.
 
금양 역시 올 3분기까지 영업손실 390억원, 당기순적자 558억원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여서 자금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다.
 
금양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금 납입 일정 지연으로 사과드린다”며 “기존 한국에 가져왔던 수표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달러로 환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홍콩에 스카이브(SKAEEB) 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조달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사가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내년 1월 중이라도 회차별로 기존에 공시했던 단기차입금 형식으로 금양에 납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상증자 납입일이 연기된 기업 대부분은 재무여건이 좋지 않다. 그 중 일부 종목은 거래정지 상태이며, 향후 상장폐지 가능성이 유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 납입일이 연기됐다고 공시한 상장사들을 보면 재무적 한계에 부딪힌 적자기업의 마지막 희망고문처럼 느껴진다”면서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지속되면 투자자 손실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공시 확인을 통한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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