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항공업계 수익성 흔들…대한항공 외 국내 항공사 적자 예상

  • 고환율에 리스·유류비 부담 이중고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수익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리스비와 유류비 부담이 커진 데다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업계 특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대한항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항공사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401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도 영업이익 2조1386억원 대비 33.5% 감소한 수치다.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 감소는 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업은 달러 결제 비중이 높아 환율 변동에 민감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원화 가치 하락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여객 부문 수익성이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 등의 영향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약 245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은 2231억원, 제주항공은 1409억원, 진에어는 42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고환율과 더불어 일본과 동남아 중심의 단거리 노선의 경쟁 심화가 실적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최민기 신한증권 선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인바운드 여객과 화물 사업 비중이 높아 외화 매출을 통한 자연적 환헤지가 가능하지만, 다른 항공사들은 환율 부담이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은 항공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는 항공사 영업 비용 가운데 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원달러 환율 1400원을 기준으로 10원 상승할 때마다 영업비용은 대한항공 752억원, 제주항공 51억원, 진에어 39억원, 티웨이항공 59억원가량 발생한다고 본다. 

반면 국내 원달러 환율은 이달 22일 1480원대까지 치솟으며 연일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수급 대책이 이어지면서 26일 기준 1440.3원으로 내려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환율 흐름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며 고환율에 대비한 재무 완충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년에도 환율과 경기 여건이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항공업 구조조정과 통합이 진행될 경우 경쟁 완화 측면에서는 실적 안정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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