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국면에도 '4조 기업' 5개 이를 듯…식품업계, 새해엔 해외·신사업 승부

  • CJ제일제당·동원F&B·대상 등 매출 4조 기업 5개 전망

  • 삼양식품 연매출 2조원 처음 넘길 듯 수출이 성장 견인

  • 내수 침체 장기화 새해 식품기업 해외·신사업 전략 주목

KCON LA 2025 CJ제일제당 부스 전경 사진CJ제일제당
'KCON LA 2025' CJ제일제당 부스 전경 [사진=CJ제일제당]

저성장과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의 매출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연 매출 4조원 이상 기업이 올해도 5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는 내년을 해외 사업 확장과 신사업 성과가 본격화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29일 식품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매출 4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식품기업은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5곳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매출 29조5053억원으로 전년(29조3591억원) 대비 소폭 증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상은 4조3884억원, 롯데웰푸드는 4조2200억원, 롯데칠성음료는 4조277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동원F&B 역시 3분기 누적 매출이 3조7102억원에 달해 연간 기준 4조원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3조원대 매출 기업군도 한층 두터워졌다. 오뚜기는 올해 매출 3조6653억원, 농심은 3조5224억원, CJ프레시웨이는 3조5136억원이 전망된다. 풀무원과 오리온도 각각 3조3803억원, 3조3095억원으로 3조원대 매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2조5660억원 수준으로 2조원대 매출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매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기업은 삼양식품이다. 지난해 매출 1조7280억원을 기록한 삼양식품은 올해 매출 전망치가 2조3787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 진입이 가시화됐다. 불닭 브랜드를 앞세운 해외 판매 확대가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 흐름을 가른 요인으로 해외 사업 비중 확대를 꼽고 있다. 국내 식품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성장 폭이 제한적인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K-푸드 수출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K-푸드 누적 수출액은 103억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12월 실적까지 더할 경우,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대치인 106억6300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매출 상위 기업들 역시 해외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를 앞세워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3분기 누적 기준 80% 수준까지 올라섰고, 농심도 신라면 툼바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제품 등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40% 안팎으로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이 4조3123억원으로, 전체 식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식품 부문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 40%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장기 성장 기반을 넓히기 위한 신사업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풀무원은 인덕션·에어프라이기·음식물처리기 등 주방가전을 중심으로 가전 사업 공략에 나섰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항체·약물 접합체 등 바이오 분야를 장기 성장 축으로 낙점했다. 대상은 독일의 의약용 아미노산 전문기업 아미노를 인수해 의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본격화 했고, 농심은 스마트팜 수출과 함께 반려동물 영양제 등 펫푸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건강기능식품 전담 자회사를 통해 헬스케어 사업을, 오뚜기는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매출 규모를 유지한 해였다면, 내년은 해외와 신사업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는지를 가늠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확장 전략의 실행 속도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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