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투자나침반②] "1년 뒤 보니 절반은 틀렸다"…증권사 목표주가는 '오답투성이'

  • 최고 족집게는 신한투자증권...오답률 높은 곳은 KB·메리츠증권

증권사 목표주가 적중률 비교
증권사 목표주가 적중률 비교



증권사들은 매일 아침 특정 종목의 1년 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담은 일일 리포트를 내놓는다. 1년간 나오는 이런 리포트만 2만5000여건에 달한다. 그런데 적중률은 '기대 이하'다. "1년 뒤 보니 절반은 빗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총 상위주 등 주요 종목의 주가 방향성은 맞췄지만 가격은 크게 틀리는 게 다반사다. 반도체·조선·방산 등 구조 변화 국면에서는 집단적 오판이 반복됐다.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괴리율 평균 35%

일 본지가 지난해 1년간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가 내놓은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들이 제시한 개별종목 목표주가와 1년 후 실제 주가간 평균 괴리율은 35%를 넘어섰다. 분석 대상은 코스피·코스닥에서 지난 한해 동안 거래대금 상위 30개 종목으로 진행했다.

해당되는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오션, 네이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알테오젠, 카카오, 현대차, 현대로템, 삼성중공업, 한화시스템,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한국전력, 삼성SDI, 한미반도체, HD현대중공업, 에코프로, 이수페타시스, KB금융, 클로봇,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기아, 에이비엘바이오, POSCO홀딩스, 셀트리온, HD한국조선해양, LG화학 등이다.

이들 10개 증권사가 2024년 말 기준 마지막으로 제시한 목표주가와, 해당 리포트 작성일 기준 1년 뒤 종가를 비교해 절대값 기준 괴리율을 산출했다. 3곳 이상의 증권사가 동시에 리포트를 낸 18개 종목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고 종목별 상대평가 승점제(최고 10점·최저 1점, 참여 증권사 수에 따라 비율 조정)를 적용해 증권사별 평균 점수를 산출했다.

 

최고 족집게는 신한투자증권, 최악은?

분석 결과 가장 정확하게 시장을 읽은 곳은 신한투자증권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평균 괴리율 12.4%를 기록하면서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10%대 오차 범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8%)와 현대차(-6.90%) 등에서 괴리율을 좁히면서 평균 승점 8.5점(10점 만점)으로 10대 증권사 중 1위에 올랐다.

2위는 평균 승점 7.8점을 기록한 하나증권으로, 기아 등 자동차 섹터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목표가를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평균 승점 7.4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고 네이버(-1.35%) 등 플랫폼 종목에서 정확도를 높였다.

반면 KB증권(4.5점)은 평균 괴리율 48.9%를 보였다. 전체 10개사 중 9위다. 삼성전자(67.14%)와 SK하이닉스(149.58%) 등 반도체 종목의 급등세에 더딘 반응을 보여 타사보다 낮은 목표가를 낸 영향이 컸다. 메리츠증권의 평균 괴리율은 더 컸다. 65.2%로 조사 대상 중 가장 크게 나타났다. 한화오션(259.47%) 등에서 실제 주가와 200%가 넘는 괴리율을 기록해 평균 승점 3.9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요 종목 주가도 못맞췄다

종목별로 보면 증권가의 오판은 특정 업종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 현대로템, 한화오션 등은 상승장을 놓친 대표 사례다. 로보티즈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0개 증권사 가운데 단 한 곳만 목표주가를 제시해 사실상 예측 자체가 어려웠던 '깜깜이 분석'의 전형으로 분류됐다.

시장 관심이 집중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현대차에는 10개 증권사가 모두 목표가를 제시하며 치열한 분석 경쟁을 벌였다. 삼성전자에선 신한투자증권이 2024년 11월 14일 목표주가 9만원을 제시하면서 1년 뒤 실제주가 9만7200원과 괴리율 8%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메리츠증권은 2024년 11월 8일 8만7000원을 제시하면서 실제주가 9만7900원과 12.53% 괴리를 보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증권가 전체가 인공지능(AI) 수혜를 과소평가하면서 주가를 따라가지 못했다. 주가는 종가 기준 2024년 말 17만3900원에서 지난해 말 65만1000원으로 274.35% 수익률을 세웠다. 한편 SK하이닉스에 대한 10대 증권사의 목표주가 괴리율은 113.45%로 10개 증권사 모두 목표주가를 제시한 종목들 중에선 최고치였다.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2024년 11월 14일 목표주가 29만원에서 실제주가 56만원으로 괴리율 93.10%를 보이면서 유일한 두자릿수 괴리율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12월 13일 27만원을 제시해 실제주가 57만1000원으로 괴리율 111.48%를 나타내 뒤를 이었다.

한편 현대차는 모든 증권사의 기대치에 비해 상승폭이 높지 않았던 종목이다. 지난해 지수가 75.63% 상승한 것과 대비해 현대차는 39.86% 올랐다. 이에 10대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유일하게 일제히 마이너스 괴리율을 보였다. 괴리가 적은 순서대로 신한투자증권 -6.90%(29만원(11.11) → 27만원)이 차지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0%(29만원(11.28) → 26만1000원), 키움증권 -12.54%(29만5000원(11.25) → 25만8000원), 하나증권 -15.81%(31만원(11.28) → 26만1000원) 등이었다.

증권가 관계자는 "목표주가는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 모델에 묶여 있어 구조적 변화 반영이 늦을 수밖에 없다"며 "업황 저점 통과나 공급 구조 변화 같은 질적 요인은 숫자로 확인되기 전까지 반영되지 않아 하우스별 목표주가가 비슷해지고 결국 틀릴 때도 함께 틀리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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