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조업과 전통 공예 현장에서는 고령화의 영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손끝 감각으로 미세한 완성도를 가늠해온 장인들은 하나둘 현장을 떠나고 있지만, 그 감각을 이어받을 젊은 인력은 충분하지 않다. 디아이씨 코퍼레이션 (DIC Corporation)이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 CES에서 선보인 ‘택트핸서 (Tacthancer)’는 이런 현실 속에서 장인과 차세대 작업자를 잇는 브릿지 기술로 소개됐다.
CES가 열린 1월 8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마련된 DIC 부스에는 손가락에 끼우는 작은 장비 하나가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연을 맡은 치바현 출신 이치카와 아츠시(市川 淳, 38)는 금속 판 위를 검지로 천천히 훑어보라고 권했다. 맨손으로는 표면이 거의 매끈하게 느껴졌고, 미세한 요철이나 까슬거림은 쉽게 감지되지 않았다. 이어 택트핸서가 장착된 골무를 끼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자, 이전에는 느끼기 어려웠던 표면의 불균일함이 손끝에 또렷하게 전달됐다.
외형은 시계 장인들이 사용하는 골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내부에는 평평한 구조물이 삽입돼 있어, 손가락이 표면을 따라 움직일 때 발생하는 극미세한 차이를 물리적으로 증폭시킨다. 전자 센서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지 않고, 소재 구조 자체로 촉각 정보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런 산업의 베테랑 장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요철이나 스크래치도 손끝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고 이치카와는 말했다. “하지만 장인 사회는 고령화되어 있고, 젊은 견습생들이 그런 기술을 습득하는 데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치카와는 적용 분야로 정밀 금속 가공, 도장과 코팅 공정, 그리고 옻칠과 같은 전통 공예를 언급했다. 이들 분야에서는 표면의 미묘한 차이를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러한 감각이 문서나 매뉴얼로 쉽게 전수되지 않고, 오랜 도제식 훈련을 통해서만 축적돼 왔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젊은 작업자들이 수십 년의 훈련 없이도 장인들의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자동화 검사 장비와 AI 기반 솔루션이 전시장을 채운 CES에서, 택트핸서는 다른 방향을 택했다. 숙련을 데이터로 대체하기보다는, 사람의 손이 느낄 수 있는 정보를 보다 선명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령화로 약해진 장인 생태계와 이제 막 현장에 들어선 젊은 견습 사이에서, 이 작은 장비는 하나의 현실적인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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