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전통은 잇고 경쟁자는 막고"... 레고 부사장이 말하는 '스마트 브릭'

톰 도널드슨 레고그룹 수석 부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인터뷰 현장에서 스마트 브릭이 탑재된 스타워즈 X-윙 모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아주미디어그룹 CES 특별 취재단
톰 도널드슨 레고그룹 수석 부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인터뷰 현장에서 스마트 브릭이 탑재된 스타워즈 X-윙 모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아주미디어그룹 CES 특별 취재단]

레고(Lego)가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던진 화두는 명확했다. 디지털 기술을 입힌 '스마트 브릭(Smart Brick)'은 단순히 장난감을 현대화하는 것을 넘어,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레고만의 유산을 지키고 경쟁사들의 추격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레고그룹의 의지가 담긴 결과물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다르기에 이토록 자신만만한 걸까. 스마트 브릭은 겉보기엔 우리에게 친숙한 레고의 상징, '2x4 브릭'과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속은 완전히 다르다. 브릭 안에 NFC 센서와 블루투스 장치가 내장돼 있어, 조립된 모델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소리와 빛을 내며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한다. 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의 마법을 더한 셈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AJP와 만난 톰 도널드슨(Tom Donaldson) 레고그룹 수석 부사장은 시종일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이번 스마트 브릭 기술이 경쟁사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 장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슨 부사장은 "경쟁사들이 겉모습은 흉내 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기술을 온전히 재현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가 오랜 시간 공들여 개발한 독자 기술과 보안 시스템이 촘촘하게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
 
AJP 김동영 기자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톰 도널드슨 레고그룹 수석 부사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주미디어그룹 CES 특별 취재단
AJP 김동영 기자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톰 도널드슨 레고그룹 수석 부사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주미디어그룹 CES 특별 취재단]

그는 "설령 누군가 하드웨어의 일부를 복제한다 해도, 우리 생태계 안에서 작동하지 않도록 강력한 보안 조치를 해뒀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기술을 과시하는 게 아니라, 레고 시스템의 무결성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인 셈이다. 여기에는 '아이들의 안전'이라는 레고의 타협할 수 없는 가치도 깔려 있다. 검증되지 않은 타사 시스템이 레고와 무분별하게 연결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 작은 레고 조각이  초기 아이디어에서부터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도널드슨 부사장은 "개발 초기에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이 세상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꼬박 6년을 기술 개발에만 매달린 끝에야, 레고가 원하는 품질과 안전성을 갖춘 '스마트 브릭'이 탄생할 수 있었다.

레고가 이번 혁신을 통해 노리는 건 '살아있는 놀이'다. 조립하고 나면 전시품처럼 가만히 서 있는 기존 레고와 달리, 스마트 브릭은 소리와 빛을 내고 서로 반응한다. 도널드슨 부사장은 "디지털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 내용이 변하고 진화하지 않느냐"며 "레고 모델에도 그런 역동성을 불어넣어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바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해져도 레고는 레고여야 한다. 도널드슨 부사장이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도 바로 '수명'이다. 부모가 쓰던 레고를 자녀가 물려받듯, 스마트 브릭도 한 철 쓰고 버리는 전자제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브릭을 사고 1년 뒤에 또 사야 한다면 그건 레고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3~4년 전에 산 브릭도 최신 세트와 문제없이 어울려야 합니다. 우리는 소비자가 오래도록 가지고 놀 수 있는 제품을 만듭니다."

아이들이 밟거나 던져도 끄떡없는 내구성은 기본이다. 정밀한 전자 부품을 품고 있지만, 거친 놀이 환경을 견뎌내야 비로소 '레고 브릭'이라는 이름을 달 수 있기 때문이다.

레고가 신제품을 완구 박람회가 아닌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스마트 브릭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 오랫동안 이어질 거대한 '플랫폼'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도널드슨 부사장은 "우리는 유행(wave)이 아닌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브릭과 기능들이 추가되며 이 플랫폼은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첫 파트너로 '스타워즈'를 택한 것 역시 레고의 전통을 잇는 결정이었다. 도널드슨 부사장은 "새로운 도전을 할 땐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팬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창조해 나가는 스타워즈 세계관이야말로 스마트 브릭이 추구하는 방향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