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대회 앞두고 내각 기강잡기…내각부총리 현장 해임

  • 룡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 현대화대상 준공식 연설

  • "중임 맡기기 부적절…염소에게 달구지를 메워놓았던 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간산업 설비 생산 공장의 현대화 준공식에서 내각 간부들의 '무책임성'을 거칠게 질타하고 사업을 담당한 내각부총리를 현장에서 해임했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노동당 제9차 대회를 앞두고 경제 부문을 총괄하는 내각을 대상으로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함경남도 함흥시의 룡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 현대화대상 준공식에서 연설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첫 공정부터 어그러졌다"고 비판하며 "기계공업 부문을 담당한 내각 부총리(양승호)는 지금의 위치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부총리 동무는 제 발로 나갈 수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제 발로 나가라"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부총리 동무를 해임시킨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또 양 부총리에 대해 "반당을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바르지 못한 언동으로 당 중앙을 우롱하려 들었다"는 등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원래 그 모양 그 꼴밖에 안되는 사람으로서 중임을 맡기기에는 부적절한 사람"이라며 "염소에게 달구지를 메워놓았던 것과 같은 격"이라고 원색적인 표현도 사용했다.

기계공업을 담당해 온 양승호는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지배인과 기계공업상을 지낸 인물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이름을 올린 고위 관료다. 이처럼 고위급 간부를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해임한 것은 내각 전반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본보기식 문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당대회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후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이미 비판됐지만 전 내각총리(김덕훈)는 물론이고 룡성기계연합기업소 개건 현대화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태공하고 구경꾼 노릇만 해온 정책지도 부문의 책임간부들도 마땅히 가책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달 제8기 13차 당 전원회의 이후 공개 활동이 포착되지 않고 있는 김덕훈 전 내각 총리가 고강도 문책을 받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지금 행정간부 대열에 문제가 많다"며 간부 등용 체계 전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선 "일군(간부)들 속에 뿌리 깊은 극심한 무책임성, 보신주의와 건달풍을 결정적으로 적출"해야 한다며 "당결정 집행에 투신한다고 생색을 내면서 실은 자기 안위와 보신에 신경을 쓰고 현실도피와 근시안적인 태도를 털어버리지 못하는 현상들에 과녁을 정하고 사상교양, 사상공세를 들이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기업소의 다음 단계 현대화 목표와 '기계공업부문 전반을 새로운 선진토대 위에 올려세우기 위한 사업'을 위한 과업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룡성기계연합기업소는 북한에서 '어머니 공장'으로 불리는 굴지의 기계제작업체다. 북한의 주요 광산과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등 기업들에 각종 설비를 공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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