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주한미군 '역내 기동군' 발언…동맹의 확장, 국익의 조건부터 따져야 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주한미군을 한반도에 묶어두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한미동맹의 성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한미군을 대북 억지용 ‘불박이군’이 아니라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역내 위기에 대응하는 기동 전력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발언을 개인적 견해나 수사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곧 방한하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미국의 ‘동맹 현대화’ 전략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국방비 증액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구상 중인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의 연장선에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이미 정책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조건이다. 한미동맹의 확장과 재조정이 곧바로 한국의 국익과 일치한다고 자동으로 가정해서는 안 된다. 동맹은 신념이 아니라 이해관계와 선택의 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주한미군이 역내 기동군으로 전환될수록 한국은 동북아와 대만해협 긴장의 전초기지로 인식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억지력 강화라는 효과와 함께, 위기 시 우선적 위험 노출이라는 부담을 동시에 수반한다.

브런슨 사령관이 “한국은 제1열도선 안쪽에서 유일한 미군 주둔국”이라고 강조한 대목 역시 칭찬이자 경고다. 전략적 중심지는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전략적 부담이 집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국이 얻는 안보 이익만큼 외교·군사적 리스크도 커진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 원칙은 분명해야 한다. 첫째,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가 한국 방위에 대한 공약 약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제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대북 억지력은 동맹의 출발점이지 협상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 둘째, 역내 분쟁 개입의 범위와 방식에 대해 한국의 동의권과 조정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자동 연루는 동맹이 아니라 종속이다. 셋째, 국방비 증액과 전작권 전환 논의 역시 미국의 전략적 편의가 아니라 한국의 자주적 방위 역량 강화라는 기준에서 재검증돼야 한다.

한미동맹은 한국 안보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동맹의 진화는 언제나 국익이라는 원칙 위에서만 정당성을 가진다. 전략적 중심지가 되는 것과 전략적 선택권을 잃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동맹에 대한 낙관도, 반사적 거부도 아니다. 확장되는 동맹 속에서 한국의 이익이 어떻게 보장되는지, 그 조건을 냉정하게 따지는 일이다. 이것이 ‘기본·원칙·상식’의 출발점이다.
 

2025년 12월 29일 중국 동부 푸젠성에서 대만과 가장 가까운 지점인 핑탄섬 상공을 중국의 JH-7A 전폭기 2대가 대만해협 위로 비행하고 있다 사진AFP
2025년 12월 29일 중국 동부 푸젠성에서 대만과 가장 가까운 지점인 핑탄섬 상공을 중국의 JH-7A 전폭기 2대가 대만해협 위로 비행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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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의 돈으로 주둔하고 월급줘서 훈련시켜 이웃국가 중국과 전쟁을 벌이면, 그 폭탄 미사일은 다 한반도에 떨어진다.
    미군 2만8천명 죽으면 되지만 한국인은 2천4백만이 죽는다. 어찌 이런 강도보다 더한 악마들이 혈맹일 수 있을까?
    평화유지군 정도만 해라. 젤렌스크만 아니어도 우크라인은 지금 농산물 수출한거로 축제하고 있었을 텐데. 얼음 깨물며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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